마켓인사이트 5월26일 오전 4시38분

연초 이후 한동안 외면받은 코코본드(조건부자본증권)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이 살아나고 있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다음달 1일 3000억원 규모의 10년 만기 코코본드 발행을 앞두고 지난 25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43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렸다. 코코본드는 발행회사가 자본 부족 등 어려움을 겪으면 이자 지급이 중단되거나 원금이 전액 상각되는 ‘고위험 고수익’ 채권이다.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은행들이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발행한다. 신한은행은 수요예측 전 투자자들에게 이번 코코본드의 금리를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에 최대 0.88%포인트를 더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1.5배 가까운 투자금이 몰리면서 발행 금리는 그보다 낮은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0.81%포인트(연 2.595%)’로 최종 결정됐다.

기관투자가들은 지난 2월 유럽에서 ‘독일 도이치은행이 과거 발행한 코코본드의 이자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진 이후 코코본드 투자를 자제해왔다. 이 때문에 지난 3월 말 코코본드를 발행한 전북 우리 광주은행도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데다 국고채보다 금리가 높은 회사채 공급마저 줄어들자 기관투자가들이 다시 코코본드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달 들어 26일까지 국내 기업(금융·공기업 제외)의 회사채 순발행액(발행액-상환액)은 -635억원이었다. 신한은행에 이어 대구은행도 다음달 3일 1000억원어치 코코본드 발행을 준비 중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