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웃는 중소형·성장주 펀드
올 들어 수익률 추락을 겪던 중소형주·성장주 펀드가 단기 반등에 나섰다.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최근 1개월간 수익률 상위권을 대거 꿰찼다. 미국 금리 인상, 유가 변동,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의 변수에 따라 상승세 지속 여부가 갈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24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BNPP좋은아침중소형주펀드(2.28%), 마이다스미소중소형주펀드(1.57%), 미래에셋소비성장펀드(1.09%), 동양중소형고배당펀드(0.87%) 등이 국내 주식형 펀드(액티브) 수익률 상위권에 올랐다. 지난해 돌풍을 일으켰지만 올 들어 7.18% 빠진 메리츠코리아펀드도 최근 한 달간 0.66%의 수익률을 올렸다. 모두 중소형주와 성장주에 투자하는 펀드다.

반면 한국투자롱텀밸류펀드(-4.04%), 신영마라톤펀드(-5.03%) 등 대형 가치주 펀드는 맥을 못추고 있다. 올 1분기에는 대형 가치주와 중소형 성장주가 각각 6.5%, -4.9%의 수익률을 냈지만 2분기 들어 역전됐다. 2분기 중소형 성장주가 2.7%의 수익률을 내는 동안 중대형 가치주는 -4.4%로 고꾸라졌다.

연초 이후 대형 가치주에 몰린 자금이 이익을 실현하며 빠져나갔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유동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초 대형 가치주 가격이 올라 추가 매수하는 데 부담이 생겼다”며 “이들 종목에 쏠린 외국인 매수세가 줄면서 상대적으로 중소형주, 성장주 펀드가 수혜를 봤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김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올 하반기 국내 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유가는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며 “다만 유가 상승이 가파르지 않아 중소형 성장주에 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연구원은 “최근 중소형 성장주가 오름세를 보일 때도 대표적 성장주인 헬스케어는 하락하는 등 과거 공식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며 “환경은 중소형 성장주에 우호적이지만 밸류에이션 문제 등을 다각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소형주·성장주 펀드의 연초 하락폭이 컸던 만큼 원금을 어느 정도 회복하면 개인투자자가 대거 환매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