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심사 지연 '덫'에 빠진 SKT
SK텔레콤 주가가 ‘인수합병(M&A) 심사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5개월 넘도록 결론이 나지 않은 공정거래위원회의 CJ헬로비전 M&A 심사에 단단히 발목이 잡혔다는 평가다.

23일 KT가 1.74% 올라 1년래 최고가(3만2100원)를 기록하고 LG유플러스도 0.45% 상승했지만 통신 대장주인 SK텔레콤은 0.71% 하락(20만9000원)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SK텔레콤 주가는 10.68% 떨어졌다. 같은 기간 KT는 7.18%, LG유플러스는 5.63% 올랐다. CJ헬로비전 인수 불확실성 때문에 SK텔레콤의 신사업 추진과 투자가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 지분 3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인수한 CJ헬로비전을 SK브로드밴드와 합병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1일 신청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계속해서 지연돼 다음 절차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통신과 케이블TV, 인터넷TV(IPTV)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어 M&A 심사가 늦어진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역 유선방송 독과점 심화, 결합상품을 통한 이동통신시장 지배력의 방송시장 확산 등을 우려해서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와 시민단체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SK텔레콤의 M&A 심사가 지연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승인 여부는 점치기 어렵지만 승인이 나면 유료방송 부문에서 부동의 1위인 KT를 견제할 수 있는 2위 사업자가 되고 구매 협상력과 마케팅 시너지 증대로 중장기적인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