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23일 오후 4시11분

[마켓인사이트] 금호타이어 매각 나선 채권단, 국내 유통·물류사에 인수 타진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이 물밑에서 시작됐다. 채권단과 매각주관사는 다음달 공고를 내고 공식적인 매각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국내외 잠재 후보를 상대로 금호타이어 인수 의사를 타진하는 태핑(사전 수요조사) 작업에 나섰다.

국내 일부 유통·물류 기업이 인수 여부를 검토해줄 것을 요청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42.1%다. IB업계는 CS의 금호타이어 실사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공식 매각 절차가 다음달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업계 2위인 금호타이어는 국내에서 탄탄한 내수 기반을 갖추고 있는 데다 중국 미국 베트남 등에도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알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매각 추정가는 7000억~1조원가량이다. 사전 수요조사에 나선 매각 측은 국내외 복수 기업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매각 측 관계자는 “해외 기업이 얼마나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뛰어들지가 매각가 형성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매각 일정이 공식화되면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유력 인수후보로 꼽힌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인수후보가 경쟁 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더라도 박 회장이 같은 조건을 제시하면 채권단 지분을 살 수 있다.

박 회장의 자금 동원 능력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회장은 지난해 말 금호산업을 7228억원에 되사오면서 5000억원 규모의 빚을 안았다. 금호타이어를 되찾기 위해서는 별도로 최대 1조원 안팎의 돈을 마련해야 한다.

인수 제의를 받은 한 기업 관계자는 “금호타이어는 기술력과 시장 지배력을 모두 갖춘 매력적인 매물”이라며 “인수후보들은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 회장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지훈/김태호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