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국회와 협력해 체제 개편 이뤄낼 것"

한국거래소의 지주사 전환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자동 폐기된 데 대해 최경수 거래소 이사장이 "입법 과정에서 거래소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무리한 요구들이 제시됐기 때문"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최 이사장은 20일 오전 거래소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지배구조를 개편한 이후 사업 다각화와 글로벌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던 염원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거래소 지주회사 전환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19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도 넘지 못하고 자동폐기됐다.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로 바꾸고 코스피, 코스닥, 파생상품 등 거래소 내 3개 시장을 자회사로 분리함으로써 시장 간 경쟁을 촉진한다는 게 개정안의 취지였다.

이 법안에 대한 여야 간의 공감대가 있었지만 지주회사 본점 소재지를 부산으로 명기하는 문제와 기업공개(IPO) 후 상장차익의 활용 방안 등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며 처리가 지연됐다.

최 이사장은 "체제 개편의 본질이 자본시장의 발전과 거래소의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것임을 고려할 때 입법 추진 과정에서 제시된 무리한 요구를 수용하면서까지 법안 통과를 추진할 수는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체제 개편을 위해 다시 인고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 현실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그간 최선을 노력을 다한 임직원들에게 CEO로서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 이사장은 다만 체제 개편을 통해 해외 글로벌 거래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물 안의 개구리'를 벗어나려면 거래소의 지배구조 선진화가 근본적 해결 방안"이라며 "체제 개편을 통해 경쟁력과 역동성을 높이고 글로벌 거래소들과 당당히 경쟁해 나가야 한다는 것은 우리의 당위적 목표이자 지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에도 정부, 차기 국회와 지속적으로 긴밀하게 협력해 성공적인 체제 개편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sj99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