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 존속·미래에셋증권 소멸 확정…합병비율 1대 2.97
박 회장 직접 지휘 '창업추진위원회' 발족


박현주 미래에셋그룹회장이 13일 미래에셋증권과 합병하는 미래에셋대우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합병계약을 체결하는 등 양사 통합을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박 회장이 직접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의 '제2의 창업'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날 오전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박 회장이 취임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해 미등기 임원이 맡을 수 있는 회장과 부회장 직위를 만들었다.

다만 부회장 자리는 당분간 공석으로 둔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공식 상호를 '대우증권㈜'에서 '미래에셋대우㈜'로, 도메인 주소는 'www.kdbdw.com'에서 'ww.miraeassetdaewoo.com'으로 각각 바꿨다.

이에 따라 1983년 10월 20일 동양증권㈜을 모태로 태어난 '대우증권㈜'은 33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대외적으로 사용하는 '커뮤니케이션 사명'은 이미 지난달 11일 '미래에셋대우'로 공식 변경했다.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이날 오전 각각 이사회를 열어 미래에셋대우를 존속법인으로 하는 내용의 합병을 결의하고 바로 합병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합병은 미래에셋대우가 미래에셋증권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코스피 상장사인 두 기업의 합병비율은 지난 12일 종가 등을 토대로 1:2.9716317로 정해졌다.

이는 미래에셋대우의 기존 주주가 합병 법인의 신주 1주를 받을 때 미래에셋증권의 기존 주주는 신주 2.97주를 받게 된다는 의미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합병비율은 이사회 합병 결의일이나 합병계약 체결일 중 앞서는 날의 전일을 기준으로 최근 1개월 가중평균 주가, 1주일 가중평균 주가, 최종일 종가를 상술평균해 산정하도록 돼 있다.

합병 법인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18.94%이며 합병 후 최대주주는 미래에셋캐피탈이 된다.

양사는 합병 관련 공시를 장중에 하면 주권매매가 30분간 정지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이날 장 마감 후에 이 같은 내용을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합병 기일은 애초 계획에서 1개월 늦춰진 11월 1일이다.

따라서 계획대로 차질 없이 통합 작업이 진행된다면 올해 안에 자기자본 5조8천억원(단순 합산 시 7조8천억원) 규모의 국내 1위 증권사가 탄생하게 된다.

미래에셋대우는 작년 기준으로 단순 합산 시 이번 합병으로 매출액은 5조770억원에서 9조2천695억원으로, 영업이익은 4천31억원에서 5천516억원으로 각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사는 이에 앞선 10월 20일 각각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을 최종 결의한다.

합병등기는 11월 4일을 목표로 삼았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매수 예정가격은 7천999원, 미래에셋증권은 2만3천372원이다.

합병 반대 의사 접수 기간은 9월 21일∼10월 19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은 오는 10월 20∼31일이다.

주식매수청구권은 주주확정 기준일인 오는 9월 30일 현재 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주에게 주어진다.

통합 증권사명은 '미래에셋대우'로 하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11월 28일이다.

한편 박 회장은 본인이 위원장을 맡기로 한 '통합추진위원회' 이름을 '창업추진위원회'로 바꿔 발족시키는 등 양사 통합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합병 실무를 담당하는 통합추진단은 '창업추진단'으로 새롭게 명명됐다.

미래에셋증권의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은 양사를 단순히 합병하는 게 아니라 국내 최대 규모의 투자은행(IB)을 창업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박 회장은 최근 옛 대우증권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미래에셋그룹 입문교육에서 "나는 여러분에게 미래에셋을 덧씌우려는 게 아니라 '미래에셋대우를 창업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