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미숙 대응에 비판 목소리…'사후약방문' 지적도

한동안 잠잠했던 코데즈컴바인 주가가 이상 급등하면서 또다시 코스닥시장을 어지럽히자 한국거래소가 특정 종목의 매매거래 정지 기간을 대폭 늘리는 내용의 추가 대책을 내놓았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12일부터 거래 내용이 현저히 공정성을 결여할 우려가 있는 종목의 매매거래 정지 기간을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5거래일 이내의 기간으로 늘리는 방안을 시행한다고 10일 밝혔다.

종전에는 1일간 해당 종목의 매매를 정지했었다.

이번 조치는 코데즈컴바인이 전날 상한가로 치솟은 데 이어 이날도 장중 28%대로 급등했다가 11.95% 상승 마감한 점을 고려한 대책이다.

이 같은 급등세에 수년간 영업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부실한 의류업체인 코데즈컴바인은 전날 코스닥 시가총액 6위에서 4위로 뛰어오른 데 이어 이날은 동서를 제치고 3위를 꿰찼다.

코데즈컴바인 시총은 이날 종가 기준 3조2천961억원으로, 동서(3조2천652억원)를 309억원 앞섰다.

이런 시장 왜곡 현상이 나타나자 거래소는 "최근 거래 내용이 현저히 공정성을 결여할 우려가 있다"며 11일 하루 코데즈컴바인 매매를 정지하기로 했다.

다만 이날 발표된 추가 대책은 12일부터 시행하기로 한 탓에 12일에는 코데즈컴바인의 거래가 재개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향후 투자자 보호상 매매 거래 정지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하루가 아닌 5거래일 이내에서 연속해 거래를 정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거래소의 관리 소홀 책임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앞서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7일 "코데즈컴바인 주가의 이상 급등 사태를 면밀히 살펴봤지만 주가조작이나 시세조종 세력의 개입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데즈컴바인 주가가 지난 3월2일 2만3천200원(종가)에서 3월16일 장중 18만4천100원까지 10거래일 만에 8배 가량으로 뛴 과정에 작전 세력이 개입했는지를 조사했지만 이 같은 정황을 찾지 못했다는 취지다.

지난 3월 벌어진 코데즈컴바인의 이상 급등 현상은 유통물량이 적어 작은 매수세에도 주가가 크게 움직이는 '품절주' 효과와 이 종목이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에 편입되는 이벤트가 더해지면서 빚어진 해프닝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휴를 마친 9일 이 같은 재료가 주가에 반영되며 투자심리가 쏠린 탓에 한동안 잠잠했던 코데즈컴바인의 주가가 또다시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자 거래소는 장 마감 후 뒤늦게 코데즈컴바인의 불공정거래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거래소는 해명자료에서 "코데즈컴바인의 주가 변동에 대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집중 주시하고, 특정 이상 계좌에 대해서는 신속 심리를 진행하고 있다"며 "최대주주의 보호예수 물량이 대거 풀리는 6월까지 감시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이날 코데즈컴바인 주가가 또다시 급등한 점을 감안하면 거래소의 조치가 '사후약방문'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에는 거래소가 코데즈컴바인의 단일가 매매 방식을 섣불리 해제해 주가가 다시 상한가로 치솟기도 했다.

3월31일부터 30분 단위로 거래가 체결되는 단일가 매매 방식이 적용되던 코데즈컴바인이 4월15일 정상 거래가 재개되며 또다시 상한가로 치솟자 거래소는 18일 하루 동안 매매를 정지한다고 공시했었다.

거래소 노조는 10일 "코데즈컴바인 사태로 시장 전체가 몸살을 앓을 때도 좌고우면하다가 결국엔 소도 잃고 외양간마저 못 고치는 임기응변식 탁상공론만 남발했다"고 비판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코데즈컴바인 주가는 추가 대책이 발표된 직후의 시간외거래에서 8.5%(7천400원) 급락한 7만9천700원을 기록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