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1분기 실적을 내놨다. 그러나 이는 회계적 이슈일 뿐 실제 현금 흐름과는 상관이 없다. 한미약품의 기업가치는 임상 진행에 따라 하반기로 갈수록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구완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한미약품의 연결기준 1분기 매출은 2564억원, 영업이익은 226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며 "그러나 이는 사노피로부터 받는 계약금 잔여분 2500억원을 3년간 분할 인식하는데 따른 것이고, 한미약품은 이미 계약금을 현금으로 모두 수취했다"고 말했다.

실적발표 전 시장에서는 한미약품의 1분기 영업이익이 52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었다. 퀀텀프로젝트를 기술수출한 사노피의 계약금 2500억원을 1년간 분할 인식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3년 인식 결정에 따라 사노피 계약금은 3년간 분기마다 약 200억원씩 나눠 반영된다.

앞으로 실적은 지난해 8조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신약후보물질들의 임상 진행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임상 진입 등에 따라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분기별 영업이익 규모보다 기술수출된 신약후보물질의 임상 진행 상황 확인이 더 의미있을 것"이라며 "사노피에 따르면 지속형 당뇨치료제 에페글리나타이드는 올 4분기 임상3상을 시작할 예정이며, 지속형 인슐린 임상2상도 4분기께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표적항암제 HM61713을 도입한 베링거인겔하임은 현재 2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에 신약허가(NDA)를 제출할 예정이다. 자가면역치료제 HM71224(일라이릴리 수출)와 지속형 GLP HM12525(얀센 수출)는 연내 2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정승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임상 진입에 따른 마일스톤 수취 기대감이 한미약품 주가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임상 진입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