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채권펀드에 몰리는 글로벌 자금
이달 들어 아시아퍼시픽(일본 제외) 채권 펀드로 글로벌 자금이 몰리고 있다. 세계적으로 저금리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의 불확실성도 여전한 만큼 안전자산 중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나은 아시아 채권 펀드에 대해 투자자 선호가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시장조사기관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아시아퍼시픽 채권 펀드로 흘러든 글로벌 자금은 11억5400만달러(약 1조3500억원)에 달했다. 지난 3월까지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던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도 비슷한 상황이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아시아퍼시픽 채권 펀드에는 169억원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외 주식형 펀드는 순유출을 나타냈다.

기관투자가들이 주로 찾던 채권형 펀드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은행 예금 금리가 연 1%대로 떨어지면서 원금 손실 위험이 작고 초과 수익을 낼 수 있는 채권형 펀드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김윤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채권팀장은 “유럽 일본 등은 마이너스 금리에 가까워 이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갈 곳을 잃은 자금이 신용등급 BBB 이상 아시아 채권에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하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채권 상무는 “미국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신흥국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줄었다”며 “남미 동유럽 등 신흥국 가운데 아시아 국가는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수익률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아시아퍼시픽 채권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의 지난 1년간 수익률을 보면 ‘미래에셋인도채권펀드’가 7.79%로 1위였다. ‘한국투자달러표시중국채권펀드’(4.91%) ‘피델리티아시아하이일드펀드’(3.8%) ‘피델리티월지급식아시아하이일드펀드’(3.09%) 등도 상위권에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6.56% 떨어졌다.

다만 아시아 신흥국 중 일부는 정치·경제적 불안 요소가 있는 만큼 옥석을 가려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부분 해외 채권형 펀드가 환헤지(환율위험 회피)를 하지 않기 때문에 달러표시 펀드나 환 변동성이 크지 않은 상품을 고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