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율은 여전히 1%대로 미미

올해 주주총회에서 전자투표와 전자위임장을 활용한 기업이 작년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자투표·전자위임장을 이용한 12월 결산 법인은 총 487곳으로, 작년 동기(338곳)보다 4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용 건수는 499건(정기주총 483건·임시주총 16건)으로, 작년 동기(338건)보다 48% 증가했다.

전자투표 이용사 가운데 460곳(94%)에서 섀도 보팅(중립적 의결권 행사제도)을 신청해 작년(93%)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섀도 보팅제는 예탁결제원이 참석 주주들의 찬반 투표 비율에 따라 중립적으로 의결권을 대리 행사해주는 제도로, 대주주 지배력을 강화시키고 소액 주주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작년 섀도 보팅제를 폐지하려 했지만 기업들의 준비 부족으로 3년간의 유예를 결정했으며 유예 조건으로 전자투표 도입과 전 주주 대상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제 시행을 내걸었다.

예탁원 관계자는 "대다수가 섀도 보팅 요청을 위해 전자투표와 전자위임장을 이용했다"며 "주주권익 향상 측면에서 전자투표를 도입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섀도 보팅과 상관없이 전자투표를 이용한 곳은 한국전력공사와 한전KPS, 대우증권, 동양, 경방, KTB투자증권, 골든브릿지투자증권, 풍산홀딩스, 디지털옵틱, 차디오스텍 등이었다.

전자투표 행사율은 여전히 1%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수 기준 1.44%, 주주 수 기준 0.22%에 불과했다.

전자위임장의 경우 각각 0.15%, 0.002%였다.

사별로 보면 피제이메탈이 58.25%로 행사율이 가장 높았다.

풍산(36.34%), 에코플라스틱(34.26%), 솔브레인이엔지(33.6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행사율 상위 10개사 가운데 풍산과 중국원양자원, 동양을 제외한 7개사가 모두 코스닥 상장사였다.

상위 10곳의 평균 행사율은 31%로 작년 동기(23%) 대비 소폭 상승했다.

예탁원 관계자는 "행사율을 높이는 것은 장기적 과제로서 기업, 정책당국과 함께 노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주주들이 기업의 전자투표 도입 여부를 쉽게 확인해 참여할 수 있도록 인터넷 포털과의 제휴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s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