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 비중 11.6%에 그쳐…"국내 위주 탈피해야"

지난해 사모펀드 중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PEF)에 몰린 신규 자금이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국내에 등록된 PEF가 유치한 신규 자금은 10조2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총 약정액의 41.8%(4조2천600억원)는 상위 3개 전업 운용사가 차지했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인수 등을 위해 2조3천400억원을 모집했고 IMM프라이빗에쿼티(PE)는 '블라인드 펀드'로 1조1천400억원을, 한온시스템의 인수에 나선 한앤컴퍼니는 7천800억원을 모았다.

블라인드 펀드는 투자 대상을 사전에 정하지 않은 PEF로, 투자할 대상을 미리 설정한 '프로젝트 PEF'와 대조되는 개념이다.

작년 신설된 PEF 수도 사상 최대인 76개에 달했다.

프로젝트 PEF는 50개(65.8%)로 전년(53개, 74.6%)보다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작년 PEF 투자 집행액 역시 역대 최고치인 12조8천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4조9천억원) 대비 161% 증가한 것이다.

운용사들이 국내 초대형 바이아웃 딜(지분인수를 통한 경영권 취득)에 적극 참여했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가 작년 9월 홈플러스 인수에 PEF 출자금 2조9천억원을 집행했고 한앤컴퍼니는 6월 한온시스템 인수에 2조8천억원을 투자했다.

PEF 차입금은 작년 말 기준 10조3천억원으로 전년(7조7천억원)보다 33.8% 증가했다.

이와 함께 작년 PEF가 기업 매각 등을 통해 회수한 투자금은 전년(3조5천억원) 대비 66% 증가한 5조8천억원이었다.

연간 투자금 회수액이 5조원을 넘긴 것도 처음이다.

작년 국내 PEF 산업은 자금 모집이나 투자, 회수에서 모두 2004년 제도 도입 이후 최대치를 달성하는 등 양적 성장을 했지만 국내 위주의 투자 행태는 여전했다.

지난해 투자 기업 146개사 중 해외 기업은 17개사(11.6%)에 불과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PEF가 투자한 외국 기업 비중은 매년 10% 선에 머물러 있다"며 "해외 네트워크를 확충하고 전문가를 양성해 해외 투자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EF 시장은 기업 구조조정 가속화로 인한 매물 증가와 국내 연기금의 대체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올해도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