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인 연우의 매출은 500억원 남짓이었다. 2010년 1000억원을 넘어선 뒤 가파른 상승세를 타더니 2013년엔 1500억원대로 늘어났다. 이 회사의 올해 매출 추정치(증권업계 평균)는 2315억원이다. 연우의 실적 개선은 K뷰티로 대변되는 한국 화장품산업의 성장과 궤를 함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K뷰티' 담은 연우…상장 6개월 만에 56% 올라
○화장품과 함께 크는 용기 시장

21일 연우는 2.6% 오른 3만9400원에 장을 마쳤다. 1994년 설립돼 업력은 20년이 넘었지만 지난해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새내기다. 공모가(2만5200원) 대비 수익률은 56.35%에 이른다. 그럼에도 이 회사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한 기관투자가의 순매수(185억원)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연우는 세계 100대 화장품 기업 중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업체뿐 아니라 샤넬, 로레알, P&G 등 40개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수출 비중(47.3%)이 절반에 달할 정도로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내용물을 일정량씩 내보내는 디스펜스 펌프 용기가 주력 제품이다. 지난해 펌프 용기가 매출의 71.53%, 튜브류가 13.75%를 차지했다. 이달미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화장품 펌프용기 시장점유율 1위(36.5%) 회사로 시장 지배력이 확고하다”고 말했다.

연우는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올해 350억원을 투자해 인천공장 펌프용기와 튜브용기 라인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설비는 오는 6월 완공돼 내년부터 완전 가동될 예정이다. 튜브 공장은 전 자동화로 추가 인건비가 들지 않아 이익개선세가 확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이후 생산 설비 증설 효과로 매출 성장률이 지난해 대비 20%를 넘어서면서 사업 규모가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우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3년 이후 매년 증가했다.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해(189억원)보다 22% 늘어난 230억원이다. 영업이익률(9.93%)도 1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은 여전히 기회

중국 화장품 시장은 용기회사인 연우에도 성장 기회를 제공했다. 중국에서 높은 인기를 끈 한국 화장품 덕이다. 하지만 최근 빠르게 추격해오는 중국 현지 회사들은 추가 성장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연우는 주요 중국 화장품 회사를 거래처로 확보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월 중국에 영업법인을 설립했고 지난달엔 후저우 지역에 생산거점을 세울 계획도 밝혔다”며 “중국 현지 화장품업계의 성장은 연우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우는 화장품뿐 아니라 생활용품과 제약분야로 용기 활용도를 넓혀가고 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기술 경쟁력을 갖췄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결산 배당은 없었다. 올해 대규모 설비 투자가 이뤄져서다. 윤태헌 연우 IR팀장은 “1990년대 국내에서 처음 화장품 디스펜스 펌프를 개발하고 상용화한 뒤 꾸준한 R&D를 통해 기술력을 쌓고 있다”며 “실적 개선을 기반으로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자본 조달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주주 이익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