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한 지진 여파가 국내 전기전자 업체들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지진은 과거 지진 사례와 피해 규모 등이 다르다며 영향력은 단기적인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수준에서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20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연쇄 지진이 발생한 일본 규슈 지방 구마모토현에는 소니의 이미지센서(CIS)와 미쓰비시전기(파워디바이스), TEL(반도체장비) 등의 생산시설이 있다.

지난 14일 일본 큐슈(九州) 지방 구마모토현 구마모토시에서 진도 6.5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틀 뒤인 16일에는진도 7.3의 강진이 발생했다.

곽병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일본 지진의 여파가 과거 동일본 대지진이나 한신 대지진 때와 비교해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산업 측면에서 일본 기업들의 휴업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수출경합도가 큰 국내 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구마모토현 지진이 국내 전기전자 업계에 실질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는 일부 소재 및 부품의 생산 차질이 완제품 생산 차질로 이어져 IT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정희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기업들의 생산 차질 현상은 한국기업에 반사이익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면서 "다만 현재는 실질적인 반사이익 여부나 규모를 판단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진으로 생산차질이 발생한 부품들은 상당수가 한국 기업 제품으로 바로 대체되기는 어려운 것들로 파악된다. 다만 글로벌 시장점유율 40%를 차지하고 있는 소니의 CIS 생산차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확인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애플과 중국 세트업체들이 일본 부품업체들에 대한 일본업체 의존도를 낮출 경우 CIS 글로벌 2위업체인 삼성전자와 카메라 모듈업체인 LG이노텍 등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며 "그러나 만약 소니의 CIS 생산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애플뿐만 아니라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우려 역시 있다"고 분석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본 구마모토현 연쇄 강진 여파가 당장 스마트폰 생산 차질 같은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지진 피해 상황과 복구 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