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증권사 신탁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가장 많이 담은 상품은 환매조건부채권(RP)과 파생결합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형 펀드를 찾는 투자자는 예상보다 적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1~7위 증권사에서 ISA 가입 고객 중 70% 안팎이 RP로 몰렸다. 증권사들이 투자자 유치를 위해 연 5~7%의 이자를 주는 채권을 ‘미끼상품’으로 내걸자 “일단 RP부터 가입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업계에선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이 시들해지는 하반기부터는 RP 판매액이 급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연계증권(ELS)을 비롯한 파생결합상품을 찾는 투자자도 많았다. 현대증권은 전체 ISA 판매액 가운데 파생결합상품 비중이 37%에 달했다. RP 유입액을 뺀 나머지 자금의 대부분이 파생결합증권으로 몰렸다는 설명이다. ELS와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는 149억원, 파생결합증권(DLS)과 기타파생결합사채(DLB)는 112억원어치가 팔렸다. 파생결합상품 중에서도 원금손실(녹인·knock-in) 조건을 대폭 낮추거나 없앤 안정형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현대증권이 지난주 발행한 ELS는 이자율을 3%대 중반으로 낮춘 대신 원금 손실률을 최대 10%로 제한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저축은행 예금상품(상품수수료 연 0.1%)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이 상품의 금리는 최대 연 2.3%로 시중은행 정기예금에 비해 이자가 후하다. 이 회사 ISA 판매액 중 7.3%가 저축은행 예금상품이었다.

키움증권은 일임형 ISA 상품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는 ‘역발상 전략’으로 투자자를 유치했다. 전체 ISA 가입 금액의 85%가 초저위험 단계 일임형 상품으로 몰렸다. 연 7%의 이자를 주는 RP와 원금이 보장되는 ELB를 섞어 연 3%대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에게 적극 알리는 전략이 먹혔다는 설명이다.

조사 대상 증권사 중 펀드 판매 비중이 높았던 곳은 대신증권 한 곳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박스권에 머무르면서 펀드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