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인하우스(계열) 광고대행사 주가에 희비가 엇갈렸다. 제일기획은 매각이 추진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이노션은 현대·기아자동차 신차 광고 물량에 수익 다각화로 성장성이 부각된 때문이다.

광고 라이벌 이노션·제일기획 '희비'
11일 제일기획은 전 거래일과 같은 1만64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6일 기록한 최근 1년 래 최저가(1만6200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올 들어서만 주가가 20.77%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1분기 깜짝 실적에도 제일기획 주가가 상승 탄력을 못 받고 있는 것은 올 1월부터 제기된 삼성그룹의 지분 매각 가능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월 블룸버그통신이 세계 3위 프랑스 광고그룹 퍼블리시스가 제일기획 지분 30%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매각설이 확산됐다. 삼성물산(12.64%)을 비롯 삼성전자(12.6%) 삼성카드(3.04%) 등이 제일기획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가 하락으로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매력적이지만 매각을 비롯한 중장기 이슈들이 방향을 잡은 뒤 매수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광고 라이벌 이노션·제일기획 '희비'
현대차그룹 계열이자 제일기획에 이어 업계 2위인 이노션의 주가는 올해 11.71%(11일 종가 7만8200원 기준) 올랐다. 올해 외국인 투자자(191억원)와 기관투자가(38억원)들이 동시에 순매수했다. 제일기획의 부진과 이노션의 선전으로, 연초만 해도 1조원에 가까웠던 두 종목의 시가총액 차이는 11일 3000억원가량으로 줄었다.

이노션의 지난해 기준 광고 취급액 규모는 3조6792억원으로 제일기획(5조660억원)보다 1조3000억원가량 작았다. 하지만 성장성은 더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고 제작뿐 아니라 매체 대행(다른 회사에서 제작한 광고를 매체에 노출하는 일), 애니메이션 사업 등으로 수익원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쌓아온 실탄(현금)을 기반으로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무엇보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안정적인 광고 물량에 대한 기대가 높다. 이윤상 교보증권 연구원은 “제네시스 브랜드는 올 7월 미국을 시작으로 총 6개 차종을 세계시장에서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며 “브라질 올림픽 등 대규모 스포츠 행사도 있어 2~3분기 마케팅 활동이 본격적인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