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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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일명 정치테마주(株)의 주가 급등락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집중 감시에 나선 상황이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롤러코스터를 탄 주가는 멈추지 않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일기업공사, 대신정보통신, 진양산업, 진양화학, 유유제약 등이 대표적인 정치테마주로 꼽힌다.

삼일기업공사와 대신정보통신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 관련주로 묶이며 급등 중이다. 두 회사 대표가 유 의원과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동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삼일기업공사는 유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다음 날인 지난달 24일부터 이틀간 47.65% 뛰어올랐다. 거래량이 늘자 지난 28일에는 5500원까지 급등해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후 주가가 하락해 이날 4280원에 마감했지만 한 달전 주가(2570원)에 비해 65.76%나 높다.

대신정보통신도 비슷한 경우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달 24일과 25일 각각 23.33%, 9.80% 급등했다. 이날 종가 1435원으로 지난 한달 새 51.21% 급등했다.

오세훈 전(前) 서울시장의 테마주로 분류된 진양화학과 진양산업은 지난 한달 동안 각각 128.44%, 132.67% 솟구쳤다. 이들은 모기업인 진양홀딩스의 양준영 이사가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고려대 동문인 것으로 전혀졌다.

이밖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테마주로 언급되는 유유제약, 전방, 에스넷 등이 큰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당국은 집중 감시를 통해 불공정거래를 포착, 엄중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히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28일에도 "불공정거래 혐의가 발견될 경우 즉시 조사에 착수해 불법행위를 차단할 것"이라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공동 조사에 나서거나 패스트 트랙(Fast-Track)을 통해 검찰 사법처리를 강구하겠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선거철마다 정치테마주는 금융당국을 비웃으며 '묻지마 급등'을 연출하고 있다. 벌금과 징역 등 강력한 사후 조치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윤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치테마주가 발생했을 때 금융당국이 검찰과 공조해 적극적으로 처벌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며 "벌금과 징역형 등의 강력한 조치가 부족하다 보니 '테마주 투자가 위험하다'는 투자자들의 인식이 낮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현재 불공정거래 규제 제도를 마련해 운영 중이다. 다만 불공정거래 행위 규제상 엄격한 입증책임이 어려워 실제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사례는 찾기 어렵다.

정 연구원은 "비록 시장질서 교란행위 등이 마련됐지만, 법은 도입보다 집행이 가장 중요하다"며 "처벌에 대한 신속성을 확보해 테마주 영향을 끊어주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