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본사 건물. 현대증권 제공
현대증권 본사 건물. 현대증권 제공
'마지막 대어' 현대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KB금융이 선정됐다. 전문가들은 KB금융과 현대증권이 사업 영역 중복을 최소화 하며 상승 효과(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조합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1조원 수준으로 알려진 인수가격에 대한 부담 역시 앞으로 절차가 진행되면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1일 현대그룹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 현대증권 공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KB금융지주가 선정됐다. 한국금융지주는 예비협상대상자로 뽑혔다. 매각 절차는 이후 본계약 체결 및 정밀 실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을 거쳐 하반기 중 최종 완료될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현대상선이 보유 중인 현대증권 지분 22.43% 등 총 지분 22.56%다. 지난해 말 장부가치는 7450억원이다.

KB금융의 현대증권 인수가 마무리되면 통합 출범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증권NH투자증권에 이어 업계 3위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비즈니스 영역이 크게 겹치지 않아 구조조정 또는 노사합의 등 양사 합병을 가로막는 요인은 크지 않다"며 "투자은행(IB)과 리테일 강점의 현대증권과 기업금융 강점의 KB투자증권은 부작용을 최소화, 합병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B금융의 은행 사업 영역과의 연계 시너지 등 긍정적인 사업 효과도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 해 평균 50% 이상의 자산 성장률을 기록 중인 '은행·증권 복합점포' 확대가 예상된다"며 "은행이 보유한 금융자산 1억원 이상 고객 35만 명을 즉시 자산관리(WM)와 연계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고가 인수 논란이 부각될 수는 있지만 펀더멘털 관점에서는 현대증권 인수를 통해 KB금융이 취약한 증권부문의 외형적 기반을 단기간에 갖출 수 있고 자본을 효율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KB투자증권의 현재 주식거래 점유율 2.2% 수준에 불과한 점을 고려할 때 현대증권과 통합 시 단순 계산 점유율만 6.5%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수 가격 고가 논란도 현 시점에서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앞으로 자사주 등 추가적인 지분 매입으로 평균 매입단가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은갑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수가격 평가는 큰 의미 없다고 판단한다"며 "대형 증권사 인수 기회가 언제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KB금융 규모에 맞는 증권 자회사를 확보한 결과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수현 연구원은 "KB금융이 제시한 인수 금액은 9500억~1조원 수준으로 알려져 장부가 대비 1.28~1.41배 수준으로 추정, 장부가 대비 28%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어 고가 매입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면서 "앞으로 자사주(7.06%)를 시장 가격 수준으로 매입하면 실제 매입 수준은 장부가 대비 1.09~1.19배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