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31일 오전 11시

법무법인 율촌이 올해 1분기 인수합병(M&A) 법률자문 분야에서 김앤장 광장 태평양 세종 등 업계 ‘빅4’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31일 한국경제신문과 에프앤가이드가 공동으로 올 1분기 기업 M&A와 자본조달 실적을 집계한 결과 율촌은 법률자문 분야에서 8건, 총 3조9946억원 규모의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거래를 성사시켰다.
'율촌의 반란'…M&A 법률자문 1위 등극…NH증권은 ECM, KB증권은 DCM '독주'
대우증권 자문이 희비 갈랐다

지난 1분기 M&A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대우증권 인수전 결과에 자문사들의 희비가 갈렸다. 가격이 2조3205억원에 달한 만큼 이 거래에 참여한 자문사가 재무, 법률, 회계자문 분야 1위 자리를 휩쓸었다.

율촌은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미래에셋증권의 법률자문을 맡아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재무자문 분야에서도 대우증권 매각 자문을 맡은 산업은행이 외국계 증권회사들을 제치고 선두를 달렸다. 산업은행이 분기 기준으로 1위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자본조달 부문에선 NH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이 각각 주식발행시장(ECM), 채권발행시장(DCM) 주관 1위를 차지했다.

존재감 사라진 외국계 IB

대우증권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컸던 카카오의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1조8743억원) 역시 자문사들의 성적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 거래는 재무자문 없이 법률자문과 회계자문만 고용된 채 진행됐다. 딜로이트안진은 대우증권 인수 실사와 로엔엔터테인먼트 매각 실사를 모두 맡으면서 회계자문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총 6조620억원 규모의 거래 기록을 냈다.

재무자문 영역에서 강자로 군림해온 외국계 투자은행(IB)이 1분기엔 힘을 쓰지 못했다. 5위권에 들어온 외국계 IB는 크레디트스위스(2위)와 모건스탠리(4위)뿐이었다. 지난해에는 연간 기준으로 재무자문 1~5위를 모두 외국계 IB가 독식했다.

대우증권, IPO 자문시장서 두각

ECM 부문에선 NH투자증권이 올 들어 두 건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성사시키며 선두를 지켰다.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6325억원)와 BNK금융지주 유상증자(4725억원)를 대표 주관했다. 지난해 ECM 부문 1위 자리를 되찾은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ECM 주관 실적을 절반가량 점유하면서 선두를 지켰다.

한국투자증권은 7055억원(4건)의 거래를 자문해 2위를 차지했다. 바이오기업인 팬젠(272억원)과 큐리언트(325억원)의 기업공개(IPO)를 성사시켰다. 삼성엔지니어링(6325억원) 에스엔유(132억원)의 유상증자도 대표 주관했다.

대우증권은 ECM 전체에서 3위를 차지했지만 IPO 주관 실적에서는 1위에 올랐다. 대림씨엔에스(1234억원), 아이엠텍(322억원)등의 상장을 이끌며 30%의 점유율을 기록, 2위인 NH투자증권을 큰 차이로 앞섰다.

KB투자증권, 채권발행 3조 넘게 주관

DCM 부문에서는 전통의 강자인 KB투자증권이 올 1분기에도 1위를 이어갔다. 총 44건 3조2588억원어치의 채권(특수채 은행채 등 제외) 발행을 대표 주관했다. 2위인 대우증권(28건·2조3926억원어치)과 주선 금액 차이를 1조원 가까이 벌리며 21%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채권 유형별로는 자산유동화증권(ABS) 부문에서 1위, 일반 회사채(SB)와 여신전문금융회사채(FB) 부문에선 2위에 올랐다.

NH투자증권은 KB투자증권과 대우증권에 이어 전체 채권 대표주관 순위 3위를 차지했다. 총 1조9474억원어치 채권 발행을 대표 주관하며 지난해보다 순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특히 SB 분야에서 KB투자증권을 꺾고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월 한온시스템(신용등급 AA0)의 30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단독으로 맡았다.

FB 분야에선 1조4083억원어치 발행을 대표 주관한 대우증권이 선두에 올랐다. ABS 부문에선 KB투자증권이 2366억원어치 발행을 대행하며 4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했다.

김태호/하헌형/나수지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