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스클럽 매각을 추진 중인 이랜드그룹은 우선협상대상자로 미국계 대형 사모펀드(PEF)인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을 선정했다고 28일 발표했다.

거래 관계자는 “KKR은 5000억원을 밑도는 인수 희망 가격을 제시했으며 지난 21일부터 두 달간 배타적 협상권을 얻었다”고 말했다.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이랜드그룹은 그동안 1조원에 육박하는 매각가를 기대해왔다. 이번 거래 대상은 킴스클럽 37개 점포의 영업권과 물류설비 등 부대시설이다.

이랜드가 킴스클럽과 함께 매물로 내놨던 뉴코아 강남점은 일단 배타적 협상 대상에선 제외됐지만 KKR과 매각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뉴코아 강남점이 포함되면 거래 대금은 1조원 이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킴스클럽은 이랜드가 1995년 처음 선보인 하이퍼마켓(대형 슈퍼마켓)이다. 한 해 약 8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알짜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이랜드그룹은 잇단 인수합병(M&A)으로 취약해진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킴스클럽을 매물로 내놨다. 신세계 롯데그룹 등 전략적 투자자(SI)의 참여를 기대하며 지난달 18일 예비입찰을 진행했지만 KKR이 유일한 인수후보로 남았다.

KKR은 인수 후 30~40개 점포를 추가로 열어 덩치를 키울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 성사의 최대 관건은 이랜드와의 안정적인 점포 임대 계약이란 분석이다. 킴스클럽이 NC백화점 뉴코아아울렛 2001아울렛 동아백화점 등 이랜드가 보유한 유통점포에 식품관 형태로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거래가 성사되기까지는 실사와 최종 가격협상 등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이르면 5월 초 본계약을 맺고 상반기에 매각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KKR은 블랙스톤, 칼라일과 함께 세계 3대 사모펀드로 꼽힌다. 한국에서는 2009년 AB인베브로부터 오비맥주를 2조3000억원에 사들였다가 2014년 6조2000억원에 AB인베브에 되팔아 3조9000억원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엔 앵커에퀴티파트너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소셜커머스업체 티켓몬스터의 지분 59%를 사들였다.

한편 이랜드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추진 중인 이랜드리테일의 기업공개(IPO)를 담당할 주관사로 현대증권을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랜드는 2004년 이랜드리테일의 상장 방침을 처음 밝힌 뒤 수차례 연기한 전력이 있어 IPO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유창재/임현우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