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SK이노베이션 등 경기 민감주 '외국인 러브콜'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한국 증시에서 화장품, 석유화학, 철강 업종을 집중적으로 쓸어담았다. 종목으로 살펴보면 포스코 SK이노베이션 LG화학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현대제철 등이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거나 국제 유가 반등으로 수혜를 입을 종목이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은 것이다. 중국 소비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화장품주도 외국인의 이목을 끌고 있다는 평가다.

외국인, 경기 민감주 눈길

포스코·SK이노베이션 등 경기 민감주 '외국인 러브콜'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경기에 민감한 철강·정유·화학주에 대해 외국인이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원자재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실적이 향상될 가능성이 높고 지난해 낙폭도 컸기 때문이다. 올 들어 급반등하고 있는 철강주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5배를 밑도는 만큼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들어 원자재 가격이 반등하면 철강·산업재 종목도 덩달아 오를 것”이라며 “이들 종목의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거나 중국 은행이 한계기업에 대한 대출을 조이기 시작하면 외국인이 투자를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주로 담을 것이라는 평가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 시각도 비슷했다. 양태원 파트너는 “올 들어 외국인은 낙폭이 컸던 대형주를 매수하는 투자전략을 피고 있다”며 “포스코는 철강재 가격의 반등으로 상승 계기를 마련한 만큼 외국인의 관심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 반등의 대표 수혜주로 분류되는 석유화학주도 외국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영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계 자금이 산업재 및 소재 업종을 비롯한 경기민감주에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 한화케미칼 등이 외국인 입맛에 맞는 석유화학 종목으로 분류된다.

박연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4630억원으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화학제품 생산 마진이 오름세를 보이고 전기차 배터리 실적도 올 2분기부터 개선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40만원에서 42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중국 관련 소비주 관심 높아

중국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실적을 올리고 있는 화장품주도 외국인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활동하는 기관투자가 중 상당수가 중국 국적인 만큼 중국 관련 소비주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편이라는 평가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이 대표적이다.

김병연 연구원은 “한국의 화장품·소비주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다소 둔화되고 있지만 외국인의 관심은 여전하다”며 “중국에서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는 국내 소비주가 추가로 조정받는다면 외국인이 사들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중국 매출은 전년 대비 30~4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의 대표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 ‘설화수’를 앞세워 중국 시장에 깊숙이 파고드는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다. 이니스프리는 올해 중국 매장 수를 지금보다 60~70개 늘릴 예정이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가 둔화되고 있지만 화장품 시장은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아모레퍼시픽은 신규 브랜드를 잇달아 출시하면서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지난 24일까지 외국인 순매수(2627억원) 상위 4위 종목인 LG생활건강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이 회사의 중국 화장품 브랜드 ‘후(Whoo)’는 올 1분기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올해 화장품 사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후의 매장 수는 올 들어 추가로 150여개 늘릴 것이고 한방샴푸 ‘리엔’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만큼 중국 매출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