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그룹은 "앞으로 ㈜동양의 지분을 25%까지 매입해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정진학 유진기업 사업총괄사장은 22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동양 인수 관련 유진그룹의 입장 설명 간담회'를 열어 "유진그룹이 10% 수준의 동양 지분을 보유한 데 대해 '단기 수익이 실현되면 매도할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사장은 "동양은 기업회생 절차 종료 이후 뚜렷한 지배주주 없이 수만 명의 주주로 분산돼 있다"며 지난해 말 기준 3만4천명의 주주 중에 1% 이상의 지분을 가진 주주는 유진그룹과 파인트리자산운용 등 4곳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소한 안정된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25% 전후의 지분을 가져야 한다"며 "세 가지 지분 매입 방법에 대한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지분매입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분 매입 방법에 대해 "여러 주요 주주들과 협상해 인수하는 방법과 주식 수를 많이 가진 주주에게서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형태로 갖고 오는 방법,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매집하는 방법 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진기업은 레미콘 업계에서 비슷한 수준의 경쟁업체와 경쟁으로 불안한 1위로 동양을 인수하면 확고한 선두를 차지할 수 있다"며 "동양과 겹쳐 있는 공장도 없어 인수 후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분 매입과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도 노력할 것"이라며 "이를 동양 경영진에도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은 특히 "이달 30일 열릴 동양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총수를 늘리고, 새로운 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제안했다"며 "주주들이 이번 안건을 지지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진기업 입장에선 이사를 선임할 수 없어 경영진의 의사결정에도 참여하지 못 하는 상황이 됐다"며 "이번 주주총회에서 일정 부분 유진기업의 이사진을 신규 이사로 선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유진그룹이 이사 선임안건을 촉구한 것은 지난 1월 법원이 동양 경영진의 임기를 3년간 보장한 데 따른 것이다.

법원은 현금 4천억∼5천억원을 보유한 알짜배기 동양을 적대적 인수.합병(M&A) 세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현 경영진에 임기 3년 간 경영을 위임했다.

현 대표이사는 김용건 동양의 법정 관리인이 맡았다.

정 사장은 "법원이 주인을 찾아 기업회생 절차를 졸업시킬 것이냐를 두고 고민을 한 것으로 안다"며 "결국 외부 투기세력에 영향을 받을까 봐 현 경영진에 3년간의 임기를 보장해주도록 법을 적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사 해임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안으로 총 참석주주 3분의 2 이상, 전체 발행주식 3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동양의 최대주주는 정 사장이 기자간담회를 한 오전만 해도 지분 10.01%를 보유한 유진그룹이었다.

동양은 그러나 이날 오후 공시를 통해 2대주주인 파인트리자산운용이 지분을 9.74%에서 10.03%로 확대해 최대주주에 올랐다고 공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정 기자 khj9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