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은 현대증권 인수 후보자들에 대해 본입찰 참가 시 입찰 보증금 300억원씩을 납부할 것을 통보했다고 11일 밝혔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신속하고 정확한 거래를 위해 인수 후보자들로부터 입찰 보증금을 받기로 했다"며 "그룹 구조조정 차원에서 이번 매각이 이뤄지는 만큼 거래의 확실성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보증금을 내는 통상의 매각 절차를 고려하면 이번 입찰 보증금은 다소 예외적인 조건이다.

현대그룹이 이번에는 확실히 현대증권 매각을 마무리 짓고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오릭스 프라이빗에쿼티(PE)와 현대증권 매각 계약을 체결했지만 '파킹딜(경영권을 매각하는 것처럼 꾸미고서 일정 기간 뒤 다시 지분을 되사는 계약)'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매각작업이 무산된 바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인수전에 예상보다 많은 후보가 인수 의향을 밝힌 상황이라 준비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격만 높이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입찰 보증금으로 자금 준비력과 의지력을 일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인수전에는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외에 파인스트리트, LK투자파트너스, 글로벌원자산운용, 홍콩계 액티스 등 국내외 사모펀드(PEF) 4곳이 출사표를 낸 상황이다.

현대그룹은 본입찰 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한 후보에 대해서는 입찰 보증금을 최대한 빨리 되돌려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증권의 본입찰 마감일은 애초 24일로 잠정 예정됐지만 인수 후보자들의 연장 요청 등에 따라 25일로 하루 늦춰졌다.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sj99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