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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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벤트가 잠잠하게 마무리되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에 대한 주목도가 커지고 있다. ECB의 3월 회의에서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의 추가적인 완화정책이 나올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ECB 정책 결과가 다음 주 있을 미국과 일본 변수 전까지 시장의 버팀목이 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다음 주 14~15일에는 일본 중앙은행(BOJ) 통화정책회의가, 15~16일 미국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원회(FOMC)가 연이어 열린다.

1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3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로써 국내 기준금리는 9개월째 연 1.5% 수준이 유지됐다.

한은 금통위가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은 수준에서 마무리되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또 다른 국내 이벤트인 선물·옵션 만기 영향력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는 전망되면서 ECB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날 선물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순매수 재개와 비차익거래 중심의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 선·현물 가격 차(스프레드)가 이론가를 웃돌면서 매매 포지션 이월(롤 오버) 가능성도 높아진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ECB가 보다 적극적인 통화 완화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시장의 정책 기대 수준은 예치금리 10bp(1bp=0.01%포인트) 인하, 월별 채권 매입규모 100억 유로 확대, 채권 매입기한 6개월 연장이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와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 이어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가 열릴 예정"이라며 "현재 ECB 예치금리는 -0.3%로 10bp 인하확률이 91.1%(20bp 인하확률 8.9%)로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존의 완화정책을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나중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드라기 총재의 발언을 규모의 문제일 뿐 이번 정책 회의에서 추가적인 조치는 기정사실화 하는 강력한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회사채나 은행채 등 위험자산 매입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지도 관건이다"고 분석했다.

다만 ECB의 추가적인 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만큼 우려가 커지는 이유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만만치 않아 보여서다.

김재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추가 완화책이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경우 지난 12월 통화정책회의 이후에 겪었던 것처럼 시장이 오히려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지난 12월 ECB 정책 회의 이후 유럽 대표지수들은 약 4% 하락, 유로화는 3%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 중인 ECB가 추가로 금리를 인하 하면 은행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기업이나 가계 대출이 줄어드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어서다.

이현주 연구원은 "예치금리 10bp 인하를 넘어선 금리인하나 자산매입규모 확대 등의 조치가 발표되지 않을 경우 시장의 기대감은 정책 실망감으로 돌아설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