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코스피지수가 3거래일 동안 40포인트 가까이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1, 2월 급락세를 보이며 ‘먹구름’이 잔뜩 꼈던 증시는 코스피지수가 1955.63까지 뛰어 작년 말(1961.31)과 비슷한 수준을 회복됐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이어지고 있는 반등장세를 주도한 종목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낙폭과대 대형주였다. 이제 주식시장의 관심은 저(低)PBR주의 ‘바통’을 이어받을 종목에 쏠리고 있다.
반등장 '주전 경쟁' 나서는 금융주·유통주
◆저PBR주 쓸어담은 외국인

글로벌 주식시장이 ‘안도 랠리’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한국 주식시장도 반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 최근 시장 분위기를 바꾼 주역은 외국인 투자자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4일까지 6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벌였다. 이 기간 누적 순매수액은 1조4726억원. 한 달여 전만 해도 외국인이 역대 최장 기간인 37거래일 연속 6조5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했지만 지금은 ‘기류’가 확연하게 달라졌다.

철강 에너지 조선 화학 등 오랫동안 부진했던 업종의 반격이 두드러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철강·금속업종지수는 2월 이후 14.78% 뛰었다. 같은 기간 전기가스업지수는 10.36%, 코스피200중공업지수는 19.51% 올랐다.

외국인이 ‘눈독’을 들였던 종목이 반등장을 주도한 점이 눈에 띈다. 지난달 이후 외국인 순매수세가 몰린 종목은 PBR 0.4배의 포스코(1위·2758억원)와 0.8배의 LG전자(2위·1969억원), 0.4배의 현대중공업(9위·1375억원) 등 저PBR주가 다수였다. SK텔레콤(6위·1423억원)과 SK하이닉스(8위·1376억원)처럼 오랜 기간 주가가 부진해 ‘낙폭과대주’로 분류되는 종목도 사들였다. 외국인이 많이 산 종목 가운데 포스코가 이달 들어 9.57%, 현대중공업은 11.65% 급등했다. PBR이 1배 미만이면 주가가 회사의 청산가치보다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들 낙폭과대 저PBR주가 앞으로도 상승세를 주도할지에 대해선 낙관할 수 없는 분위기다. 홍승표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저PBR 업종이 뜨고 있는 것은 유가 급락과 유럽 금융주의 신용불안 등 대외 불안이 완화되는 과정에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됐기 때문”이라며 “실적 개선이 뒷받침된 것이 아닌 만큼 추세적인 상승을 자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증시 상승 이끌 차기 주도주는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저PBR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증시 상승을 이끌 후보로 금융주와 유통주를 꼽았다. 금융주는 금리 인하 주기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유통주는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구용욱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이달이 마지막일 것”이라며 “은행의 순이자마진이 저점 수준이라는 인식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KB금융 등 금융주를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홍 연구원도 “금융주는 주가가 저평가된 데다 고배당주여서 배당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보유 부동산 가치가 높고 안정적인 이익 창출능력을 갖춘 유통주들도 차기 주도주 후보에 올랐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은 지난 5년간의 출점 확대를 끝내고 이익 회수기로 접어들었다”며 “김포아울렛과 판교점 등 신규점 효과가 더해져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온·오프라인 통합 서비스인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가 떠오르면서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도시락을 주문하고 원하는 시간에 점포에서 찾는 서비스를 선보인 GS리테일 등 편의점주가 사업 확장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