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회사채 시장에서 신용등급 AAA 이상인 초우량회사 위주의 발행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월 회사채·주식 발행 및 증자 등을 통한 직접금융 조달실적은 9조2천974억원으로 전월(9조3천939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신용등급 AAA 이상 은행채와 일반 회사채의 발행이 눈에 띄게 늘었다.

1월 자금조달 실적 중 회사채 발행은 8조7천274억원이고, 이 가운데 AAA 이상 등급이 1조4천500억원으로 작년 1월(5천억원)과 비교해 3배 규모로 늘었다.

같은 기간 AA등급과 A등급 회사채 발행량은 각각 20.4%, 50.5% 줄었다.

주요 발행 사례를 보면 우리은행이 9천300억원, 하나금융지주가 6천억원, KT가 4천억원, 현대제철이 5천500억원, 신한은행이 3천700억원이다.

기업규모별 자금조달 현황을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주식발행 규모가 작년 1월 대비 늘었는데, 중소기업의 변화가 도드라졌다.

1월 중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주식 발행액은 각각 5천28억원, 672억원으로 작년 동월보다 각각 59.4%, 180% 증가했다.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은 역시 대기업 중심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지속됐다.

1월 중 대기업 회사채 발행액(3조5천150억원)은 작년 동월(3억1천900억원)보다 10.2% 증가했고, 작년 12월(1조8천920억원)보다는 85.8% 늘었다.

반면 1월 중소기업 회사채 발행액은 150억원으로 직전달(120억원)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BBB등급 이하 발행은 5건(900억원)에 그쳤다.

순상환 기조였던 작년 12월과 달리 올 1월에는 우량등급에 해당하는 일반회사채와 은행채 발행이 증가하면서 순발행 쪽으로 전환했다.

일반 회사채 발행물량의 48.8%는 차환자금(1조7천150억원), 47.2%는 운영자금(1조6천579억원)이었고, 4%는 시설자금(1천421억원) 용도로 파악됐다
반면에 금융채와 ABS(자산유동화증권) 발행은 감소했다.

지난 1년 사이에 채권투자 성향도 바뀌었다.

작년 초 중기채(만기 1년 초과~5년 이하) 발행이 주류를 이뤘지만 올 들어 기업들은 장기채(만기 5년 초과) 발행을 선호하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작년 1월에는 장기채 7천750억원, 중기채 2조3천300억원이 발행돼 중기채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올 1월에는 장기채 2조450억원(58.2%), 중기채 1조4천700억원(41.8%)으로 장기채 발행이 크게 늘었다.

올 1월 중 주식발행 규모는 5천700억원으로 작년 동월(3천394억원)보다 67.9% 늘었지만 작년 12월(8천694억원)과 비교해선 34.4% 줄었다.

주식발행 규모가 전월 대비 줄어든 것은 1월 중 기업공개가 5건(854억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통상 연말에 기업공개 수요가 집중되면서 연초에는 기업공개가 준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올 1월 이뤄진 유상증자는 2건으로 전월(12건)보다 10건 감소했다.

BNK금융지주의 대규모 유상증자로 발행 총액은 전월(4천457억원)보다 소폭 증가한 4천846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어음(CP)과 전자 방식으로 발행되는 1년 미만 단기채권인 전자단기사채(전단채) 1월 발행액은 113조9천569억원으로 작년 1월(93조6천354억원)보다 21.7% 늘어났다.

전월(131조2천741억원)과 비교하면 13.2% 줄어든 수치다.

1월 말 기준 CP와 전단채 잔액은 159조 5천385억원이다.

작년 12월 말(151조4천818억원)과 비교하면 1개월 새 5.3%(8조567억원) 늘어났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정 기자 khj9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