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VR 관련주의 주가가 연일 출렁이고 있다.

24일 코스닥시장에서 큐에스아이는 장 초반부터 상한가로 치솟아 전날보다 2천160원(30.00%) 오른 9천360원에 거래를 마쳤다.

52주 신고가다.

큐에스아이는 동작 인식에 필요한 레이저 다이오드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전날 9.26% 급등한 것을 비롯해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센서 모듈 업체인 오디텍은 장 초반 18%대로 치솟았으나 장중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전날보다 650원(9.03%) 오른 7천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은 전날(3만8천주)의 27배가 넘는 106만2천주에 달했다.

3차원 TV용 안경 제조업체인 코렌이 11.37% 급등하며 장중 52주 신고가를 새로 쓴 것을 비롯해 파트론(2.19%), 시노펙스(1.18%) 등도 상승했다.

전날 상한가를 기록한 칩스앤미디어는 장 내내 롤러코스터를 탔다.

장 초반 12%대로 치솟았다가 장중 4%대로 하락 반전한 뒤 다시 매수세가 몰리면서 결국 12.15% 상승한 채 마감했다.

칩스앤미디어는 VR 기기에 탑재되는 주요 코덱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3차원 카메라 모듈업체인 나무가(-0.38%), 삼성전자에 VR 관련 부품을 판매하는 에스코넥(0.00%) 등도 최근 주가 급등 탓에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다 보합권에서 장을 마감했다.

이처럼 VR 관련주가 출렁이는 것은 지난 17일 삼성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VR에 대한 강연과 VR 기기 체험이 진행된데 이어 22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에서 VR이 최대 화두로 떠오르며 관련주에 대한 기대감이 덩달아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CCIB)에서 열린 갤럭시S7 공개 행사에 깜짝 등장해 "다음 플랫폼은 VR"이라고 밝히며 투자심리가 쏠렸다.

저커버그는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의 모바일 하드웨어와 페이스북의 가상현실(VR) 소프트웨어로 세계 최고의 VR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오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과 연계된 VR 등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스마트폰을 둘러싼 글로벌 기업의 치열한 경쟁이 VR로 옮겨갈 것으로 쉽게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게임뿐만 아니라 영화, 교육, 광고 및 훈련 등의 목적에 맞게 VR기기가 만들어질 수 있고 이러한 영역에서 VR기기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는 올해 글로벌 VR시장의 규모가 1조원 수준에 육박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다만 이성빈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MWC 등의 영향으로 VR 관련주의 주가가 단기적으로 상승할 수는 있지만 펀더멘털(기초여건) 측면에서 접근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며 "관련 종목에 트레이딩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