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녹인으로 인한 '왝더독' 현상 아직 안 나타나"

금융당국은 12일 코스닥지수가 장중 8% 이상 폭락하면서 4년반 만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우리 증시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된 기초여건을 바탕으로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글로벌 자금이 위험 자산에서 안전 자산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미국과 중국이라는 G2 국가의 정책 기조 전환, 국제 유가 하락, 주요국 정책 대응 등이 맞물려 자금 이동 속도가 가속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김 처장은 "어제와 오늘 우리 금융시장도 유럽 은행의 실적 악화 우려, 엔화 강세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자금 유출이나 시장 불안심리 고조 등 일정한 영향은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중·장기적으로 견고한 기초 체력을 바탕으로 안정을 되찾을 것 으로 기대한다"며 "올해 미국 다우지수가 10%, 영국이 11.4%, 독일이 18.5%, 일본이 17.4%, 중국이 21.9% 하락하는 동안 우리나라는 5.1% 하락해 하락 폭이 주요국 대비 양호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단기 외채 비중이 작년 3분기 기준 29%로 낮고 49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해 외화 수급 여건도 양호하다면서 외화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수준의 충격이 와도 3개월간 견딜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처장은 최근 홍콩 HSCEI지수(H지수)가 급락해 파생결합증권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에 대해 "최근 녹인 발생으로 H지수 선물시장 매도 물량이 확대되고 다시 현물 가격을 내리는 왝더독 가능성이 있지 않냐는 우려가 있지만 합동 점검반이 증권사의 헤지(위험 회피)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한 결과 그런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 판매 가능성에 대해 창구 점검과 미스터리 쇼핑 등을 통해 파악한 결과 과거 동양 회사채와 같은 광범위한 불완전 판매 정황은 없다"며 "투자자들도 위험 상품임을 인지하고 있어 불완전 판매 위험이 크지는 않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ELS 구매자 중) 상당수가 개인 투자자인 만큼 불완전 판매에 관한 구체적 증거가 드러나면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부연했다.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