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머슨퍼시픽 "경협주 아닌데 …"
“남북 경제협력주가 아니라고 아무리 해명해도 북한 관련 이슈가 터질 때마다 주가가 폭락하네요.”

고급 리조트 개발업체 에머슨퍼시픽의 이만규 사장이 털어놓은 고민이다. 그는 “과거 금강산리조트 사업 손실을 대부분 털어냈는데도 아직도 주식시장에선 ‘남북경협 테마주’로 묶여 있어 북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주가가 휘둘린다”며 “실적 등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보고 투자를 결정한 투자자들을 위해서라도 낙인을 지우고 싶다”고 말했다.

11일 개성공단 전면 중단 소식이 전해지면서 에머슨퍼시픽은 코스닥시장에서 11.71% 급락한 2만8650원에 장을 마쳤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달 6일 북한이 수소탄 핵실험을 했다고 발표한 이후 최근 한 달간 30% 넘게 빠졌다. 지난해 12월 중국 최대 민간 투자회사인 중국민성투자로부터 18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한 데 이어 올해 제주 등 신규 리조트 개발에 나서는 등 호재가 잇따르는 상황인데도 주가는 반대로 움직였다.

에머슨퍼시픽이 남북경협 관련주로 분류된 건 2008년 ‘금강산 아난티 골프&온천 리조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다. 금강산 관광지구 고성봉 일대에 골프장과 리조트를 개발하는 대규모 사업이었기 때문에 그만큼 투자자들의 관심도 컸지만 2008년 개관하자마자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문을 닫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대지 등은 임차한 것이기 때문에 손실을 본 게 없고 연 10억원 수준의 감가상각비만 부담 중”이라며 “시장에선 아직도 금강산리조트로 큰 손실을 보고 있다고 오해한다”고 설명했다.

에머슨퍼시픽은 지난해 1~3분기 매출 864억원과 영업이익 372억원을 거뒀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