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시장 온기 도나…KT, 수요예측에 1조 몰려
지난해 7월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부실 사태 이후 얼어붙었던 회사채시장에 조금씩 온기가 돌고 있다.

최고 신용등급(AAA)을 받고 있는 KT는 3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지난 20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조4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2012년 4월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후 다섯 번째로 많은 투자금이다. 21일 한온시스템(신용등급 AA0)이 2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도 9200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그 밖에 LG유플러스(AA0) AJ네트웍스(BBB+) 등 이달 들어 21일까지 회사채 수요예측을 벌인 6개 회사가 모집 금액 대비 평균 2.8배에 달하는 투자금을 모았다. 작년 4분기 투자 심리 위축으로 SK텔레콤(AAA) 등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마저 수요예측에 줄줄이 실패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김선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1일 만기 10년짜리 국고채 금리가 사상 처음 연 1%대로 떨어지는 등 저금리 기조가 심해지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회사채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통상 1월에는 기관투자가들의 회사채 매수세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 데다 여전히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 위주로 회사채 발행이 이뤄지고 있어 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을 논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본부장도 “최근의 투자 열기는 작년 4분기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급감하면서 투자를 못한 기관투자가들이 일시적으로 몰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