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운용 신무기 글로벌 헬스케어펀드
메리츠자산운용의 신무기 ‘글로벌헬스케어펀드’가 베일을 벗었다.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국내 주식형펀드 ‘메리츠코리아’에 이어 올해는 헬스케어 섹터를 선택했다. 유럽 최대 글로벌 헬스케어 전문 운용사인 스위스 밸뷰자산운용과 공동으로 운용한다.

이 펀드는 일반 헬스케어펀드와 달리 벤치마크(MSCI세계헬스케어인덱스)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올리버 쿠블리 밸뷰자산운용 대표 포트폴리오 매니저(사진)는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MSCI인덱스는 주로 전통 제약사로 구성돼 있지만 우리는 국가와 섹터에 상관없이 기술력과 수익성이 입증된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을 발굴해 투자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 바이오테크놀로지(생명공학기업)·의약품·의료기기·의료서비스 분야의 3000개 종목 가운데 600개 투자 대상 종목을 선별한 뒤 다시 30~50개 종목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3단계 과정을 거친다.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 분석을 위해 기업탐방은 물론 학회 참석, 병원 및 의료진 조사, 재무분석 등을 함께 진행한다.

100% 위탁 방식이 아닌 공동 운용을 선택한 것도 특징이다. 메리츠자산운용의 이름을 내건 펀드인 만큼 깐깐하게 관리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총 48억달러(약 5조8320억원)를 굴리고 있는 밸뷰자산운용은 16명의 헬스케어 섹터 매니저 등 30명의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쿠블리 매니저를 포함한 7명이 메리츠글로벌헬스케어펀드 운용에 참여한다. 메리츠자산운용에서는 홍주연 매니저가 의견 교환 및 리서치에 참여한다.

“올해가 글로벌 헬스케어 섹터 투자에 적기”라는 게 쿠블리 매니저의 진단이다. 그는 “1~2년 내 획기적인 면역치료제 결과물이 나올 정도로 글로벌 헬스케어산업이 급변하고 있다”며 “암을 정복할 수 있는 시기도 머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졌지만 오히려 헬스케어 투자 기회는 많아졌다고도 했다. 그는 “바이오 업종의 거품은 15년 전 얘기”라며 “지금처럼 제네릭(복제약)과 바이오테크놀로지 주식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이 매력적인 때가 없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주가수익비율(PER) 16배가 비싸다고들 하지만 주가이익증가비율(PEG)이 0.9배인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싸다”고 덧붙였다.

한국 헬스케어시장에 대해서는 “셀트리온 메디톡스 오스템임플란트 등 헬스케어주가 최근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미약품 종근당 등이 개발한 임상 신약이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기 전까지는 신중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도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명성이 확보돼야 성장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