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국내 주식시장이 글로벌 악재로 고전하는 가운데 제약·바이오 업종이 연일 대표 주자를 바꿔가며 고공행진을 구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기술 수출 계약 등 해외 진출 소식이 잇따르는 가운데 종목별 차별화와 함께 제2의 한미약품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의약품 업종은 전날보다 3.58% 상승했다.

이날 의약품 업종 내에서 가장 두드러진 종목은 부광약품이었다.

부광약품은 전날보다 6천원(23.72%) 급등한 3만1천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약 잠재력이 크다는 증권사 분석에 힘입어 이날 장 초반부터 상승폭을 키웠다.

김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부광약품은 높은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을 임상 개발 및 상업화하는 전략을 갖고 있다"며 "목표주가에 반영된 파이프라인의 가치는 7천435억원이지만 모두 글로벌 론칭에 성공하면 총 5조9천억원의 가치로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령제약도 7.46% 상승한 채 마감했다.

보령제약은 이날 항암제 '제넥솔'(성분명 파클리탁셀) 판매를 위한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을 삼양바이오팜과 공동 전개하는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출시되는 카나브 복합제로 고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증권사 분석까지 나오면서 강세를 나타냈다.

종근당(10.63%), 슈넬생명과학(6.14%), 제일약품(5.94%), 삼진제약(5.89%), 경보제약(4.81%) 등도 동반 상승했다.

코스닥시장의 제약 업종도 0.11% 오른 채 마감했다.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은 전날 급등한 부담감에 이날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2.06% 하락 마감했지만 장중 한때 11만8천2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재차 갈아치웠다.

셀트리온은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램시마의 미국 시장 진출이 임박했다는 기대감에 연일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증권사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도 잇따르고 있다.

오스코텍(9.94%), 제노포커스(5.38%), 에스텍파마(5.26%), 휴온스(5.21%), 휴메딕스(4.33%), 에이티젠(3.92%) 등도 강세였다.

작년 제약·바이오주의 상승 랠리를 한미약품이 이끌었다면 올해는 연초부터 기술 수출 계약 등 호재에 따라 대표 주자의 바통을 주고받는 모습이다.

앞서 종근당이 2세대 빈혈치료제 바이오시밀러(동등생물의약품)인 'CKD-11101'의 기술 수출 계약 소식에 지난 5일과 6일 각각 15.50%, 29.82% 급등한 것을 비롯해 대웅제약(5일, 20.32%), 경남제약(7일, 29.88%) 등이 해외 진출 소식에 급등하며 제약주 상승을 이끌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도 제약·바이오 업황은 나쁘지 않고 국내 업체의 역량이 높아지고 있어 우상향하는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며 "바이오 시밀러 등 완제 의약품의 수출 확대로 의약품 수출은 10%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 연구원은 "다만 현재 연구개발(R&D)을 감안한 제약 업종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은 21.5배로 사상 최고 수준"이라며 "지금 주가 수준에서 급하게 살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김형수 교보증권 연구원도 "최근 제약·바이오 종목에 대한 R&D 위주의 모멘텀 찾기와 특정 종목으로의 수급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종목별로 기업가치 고평가에 대한 고민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