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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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효과(다른 달보다 주가가 많이 오르는 이벤트 현상)를 누리지 못한 증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크다. 중국 증시 폭락 사태와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 그리고 북한의 4차 핵실험 등 돌발변수까지 등장해서다.

전문가들은 "대외변수에 이어 기업실적이 하향 조정되면서 불안 심리가 번지고 있지만 작년 4분기를 저점으로 턴어라운드(급격한 실적개선) 가능성이 높은 주식을 눈여겨 봐야 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일반적으로 4분기 실적 시즌은 '턴어라운드 전략'이 가장 우수한 성과를 나타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2년 이후로 지난 3년간 4분기 실적 시즌에서 순이익 기준 턴어라운드 예상 기업은 모두 코스피(KOSPI) 대비 초과 수익률을 나타냈다. 코스피와 상대수익률도 평균 5.1%포인트로 4개 분기 중 압도적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3분기 실적 시즌이 가장 성과가 나빴다. 이 기간에 순이익 턴어라운드 예상 기업의 코스피 상대 평균수익률은 마이너스 0.4%포인트였다.

조승빈 대신증권 퀀트전략 연구원은 "이는 과거 4분기 실적이 시장의 컨센서스(기대치)를 매번 밑돌면서 4분기 실적을 바라보는 시장의 신뢰도가 낮아졌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 역시 반영되기 어려운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거래소 기준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주 대비 4.2% 하향 조정됐다. 또 2006년 이후 4분기 실적은 항상 컨센서스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조 연구원은 "과거를 돌아보면 4분기 실적 시즌은 턴어라운드 예상 기업을 매수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였다"면서 "4분기 성적표가 좋지 않더라도 1분기부터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기업에 관심을 높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 연구원도 '1월효과, 실종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수요환경 변화가 큰 폭으로 개선되기 어려운 만큼 매출과 영업이익 등 외형성장이 낙관적인 산업을 찾기 힘들다"면서도 "하지만 2012~2015년 대비 영업이익률 향상이 기대되는 소프트웨어, 건강관리, IT하드웨어, 건설업종 등에 관심을 가질 때"라고 판단했다.

대신증권의 경우 시장 컨센서스상 올 1분기 예상 순이익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는 곳으로 KT SK이노베이션 대한유화 대림산업 한화케미칼 메리츠화재 대웅제약 BGF리테일 등을 꼽았다.

미래에셋증권은 빙그레를 올해 턴어라운드 기대주(株)로 내놨다. 이 증권사는 "4분기 실적은 겨울철 아이스크림 매출 부진으로 영업손실이 31억원을 기록할 것이지만 2016년에 턴어라운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빙그레의 경우 기저효과와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경쟁 완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 영업이익은 420억원으로 전년보다 2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률도 0.9%포인트 상승한 5%로 전망됐다.

하나금융투자는 합성피혁 사업을 벌이고 있는 덕성을 올 1분기 이후 턴어라운드주로 제시했다.

작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9%와 11.2% 줄어든 808억원과 14억원으로 부진할 전망이지만 화장품 등 매출구조 다변화로 전년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2%와 850% 이상 급증할 것으로 하나금융투자는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SKC 솔믹스에 대해 "올해 5년 만에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전망"이라며 "그간 태양광 웨이퍼 부문의 업황 부진 탓에 지난 5년간 당기순손실을 냈지만 올해는 반도체 소재 부문이 이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