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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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증시가 올해 두 번째 조기 종료를 기록했다. 개장한 지 29분만이고 올해 4거래일 중 두 번째 조기 마감이다.

수급 불안과 위안화 환율 이슈 외에도 올해 처음 시행한 서킷브레이커 제도 자체가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상하이지수는 전날보다 245.95포인트(7.32%) 내린 3115.89로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CSI300는 255.07포인트(7.21%) 빠진 3284.74에서 거래를 끝냈다. 심천지수는 8.35% 내린 1만745.47에 마쳤다.

이날 상하이지수는 전날보다 1.55% 하락한 3309.66으로 출발했다. 이후 낙폭을 급격하게 확대해 개장 13분만에 5%이상 하락, 첫 번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다.

그러나 15분간 거래 중단 이후 매매가 재개됐지만 다시 낙폭을 7%대까지 확대, 개장 29분만에 모든 거래가 완전히 중단됐다.

중국 증시 불안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대주주 매각 금지 조치 해제와 위안화 환율이 꼽힌다.

이날 중국 당국은 대주주가 3개월내 전체 주식수의 1% 이상 매각을 금지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시장에서는 이달 8일 해제되는 대주주 매각 제한 조치가 연장되기를 기대했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주주 매도금지 해제 등 수급 불안과 함께 위안화 약세에 따른 환율 불안, 경기 바닥 확인 지연 등으로 인해 중국 증시가 연초 이후 불안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처음 도입한 서킷브레이커가 증시 혼란을 더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중국 당국은 올해부터 상하이·선전 거래소에 상장된 대형주 중심인 CSI300지수를 기준으로 5% 등락폭을 보이면 15분 거래중단, 7% 등락폭을 보이면 이날 증시 거래가 자동으로 종료되는 변동성 완화장치인 서킷브레이커를 도입했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 혼란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서킷브레이커 정책도 한몫하고 있다"며 "현행 ±7%의 변동 범위는 너무 좁게 설정됐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2007년 이후 상하이증시가 장중 7% 밑으로 하락한 것만 16번인데 이중 7% 넘게 빠진 채로 장을 마친 것은 10번에 그친다"며 "2007년 6월5일에는 장중 7.3%까지 빠졌다가 2.6% 반등 마감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증시의 결제제도도 투자자들의 불안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 연구원은 "중국 투자자들을 더 불안하게 하는 것은 한국과 다른 'T+1(익일 결제)' 결제제도"라며 "낙폭이 커질 때 '일단 팔아야 한다'는 공포감에 더 쉽게 휩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등 대부분의 국가는 당일 결제일(T+O)이지만 중국은 T+1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오늘 매도했다면 다음날에나 신규 매수가 가능한 셈이다.

이어 "현재 중국 증시는 제도 자체의 결함으로 단기적인 '패닉' 상태가 커진 '언더슈팅'(저평가) 국면"이라고 덧붙였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