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연일 요동…경기 둔화 우려 커지는데…'위기에 강한' 중국 관련주는?
중국 주식시장이 연일 요동치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중국 관련주의 ‘위기 내성(대응력)’이 어느 정도일지에 증권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철강·화학·조선 같은 경기민감주보다는 중국 경기가 둔화하더라도 꾸준히 매출이 발생할 화장품·음식료 등 중국 내수소비 관련주와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문화·콘텐츠 관련주가 위기에 강한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분석됐다.

◆우열 뚜렷해진 중국 관련주

5일 한국경제신문이 NH투자증권 KDB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대신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국내 주요 증권사에 의뢰해 9개 중국 관련주의 위기 대응능력을 수치화해 비교한 결과 100점 만점에 평균 59.6점의 ‘위기 내성’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중국 관련주는 내수소비 관련주인 아모레퍼시픽(화장품) 오뚜기(식음료) 보령메디앙스(육아)와 경기민감주인 포스코(철강) 현대중공업(조선) LG화학(화학) 두산인프라코어(중공업) 등이다. 문화·콘텐츠 관련주인 CJ CGV(영화) 에스엠(엔터테인먼트)도 평가 대상에 포함됐다. 평가 항목은 △중국 경기 변동에 따른 실적 민감도 △중국 경쟁 기업의 추격 수준 △성장성 △현재 주가 수준 △시장지배력 등이다.

조사 결과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업체는 평균 95점을 얻은 에스엠이었다. 아시아권에 한류 열풍이 계속 불면서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반면 두려워할 만한 해외 경쟁자가 없는 점이 좋은 점수를 얻은 배경이다. 아모레퍼시픽(평균 88점)도 성장성과 함께 중국 시장에서 꾸준히 매출과 수익률을 높이고 있는 점이 호평을 이끌어냈다. 보령메디앙스와 오뚜기가 뒤를 이었다.

이에 비해 포스코 두산인프라코어는 현재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항목에서 낙제점을 받아 평균점수가 50점에 못 미쳤다. LG화학은 전기자동차 관련 사업이 부각되며 성장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현대중공업은 현 주가가 낮은 점이 ‘내성 인자’로 꼽혔지만 전반적으로 박한 점수를 받았다.

장성애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구조가 빠르게 제조국에서 소비대국으로 바뀌고 있고 20~30대 젊은 층이 소비의 주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앞으로 ‘메이드 인 차이나’에서 ‘메이드 포 차이나’로 전환한 비율이 높은 기업이 중국 시장의 변동에 관계없이 꾸준한 성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에 투자 초점 맞춰야”

증권사들은 중국 관련주에 투자할 때는 ‘위기 내성’이 강한 중국 내수서비스 관련주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CJ CGV(1.21%) 에스엠(0.72%) 오뚜기(보합) 등 콘텐츠와 내수 관련주가 강세를 보인 반면 현대중공업(-0.94%) LG화학(-0.59%) 등 경기민감주는 약세를 나타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중국 경기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는 제조업 분야는 앞으로도 활로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내수시장에서 꾸준히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의 종목 쪽으로 중국 관련주의 무게중심이 이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강력한 경기부양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음식료·운송·문화 등 소비관련주가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이라며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중국 관련주를 추격 매수하기보다는 성장성과 실적 전망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