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올해 생산·판매 목표를 813만대로 지난해보다 7만대 낮춰 잡았다.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중국 판매 부진으로 820만대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2016년 현대·기아차가 판매 목표 달성에 성공해 부진했던 주가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기아차는 4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시무식을 열고 올해 판매 목표를 813만대로 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2016년 판매 목표는 각각 501만대와 312만대다.

양사의 판매 목표는 2015년보다 7만대 줄어든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각각 505만대와 315만대의 판매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현대차는 496만대, 기아차는 305만대를 팔면서 목표달성에 실패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시무식에서 "지난해 중국 경기 둔화로 목표 달성에 차질이 생겼다"며 "올해는 중국 경기가 회복되고 10여종의 신차를 내는 만큼 목표 달성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증권사의 자동차 담당 연구원들도 올해 현대·기아차가 판매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중국 자동차 시장 자체가 7~8% 정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감안하면 무난하게 813만대 판매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판매 부진으로 지난해 주춤했던 주가도 2016년에는 개선될 것으로 봤다.

지난해말 현대차 주가는 14만9000원으로 2015년 1월2일보다 11.8% 하락했다. 기아차는 5만2600원으로 연초보다 0.5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장 부진으로 작년 내내 현대차와 기아차의 실적이 안 좋았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는 실적과 주가가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들어 중국 시장은 조금씩 회복되는 모습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10월부터 배기량 1600cc 이하 소형차의 취득세율을 기존 10%에서 5%로 낮췄다. 이후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신차 판매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또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출시했던 아반떼 스포티지 K5 등의 신형 모델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에서 판매된다. 이로 인한 신차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다.

최 연구원은 "아반떼 등 지난해 출시된 차들은 현대·기아차의 주력 차종"이라며 "올 1분기와 2분기는 신차 효과로 인해 실적이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올해는 연초대비 연말의 주가가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 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주가가 올해 '상고하저'의 모습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고 연구원은 "신차 및 환율 효과, 기아차 멕시코 공장 가동 등 주가 상승동력이 상반기에 몰려있다"며 "하반기에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다소 불리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계 시장의 여건이 여전히 녹록치 않은 만큼 현대·기아차의 주가도 크게 뛰지는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국의 경우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자동차 할부 금리가 올라갔다. 유럽은 정부 주도의 판매 촉진 정책이 대부분 마무리됐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