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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국내 증시는 뚜렷한 추가 상승 모멘텀(동력)이 없어 박스권 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의 잇따른 어닝쇼크(실적 충격)로 실적 기대감이 옅어지는 가운데, 주 후반 미국 고용지표 등 굵직한 경제지표 발표를 앞두고 경계감이 짙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 거래일인 지난달 30일 코스피지수는 미국발(發) 악재에 나흘째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우려에 미국 경기 둔화 우려까지 더해지자 지수는 2020선으로 밀리며 장을 마쳤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 3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율 1.5%를 기록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1.8%)를 밑돈 수준이며 직전분기(3.9%) 대비 큰 폭 하락한 수준이다.

여기에 최근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재닛 옐런 Fed의장의 연설과 미국 고용지표·실업률 등 굵직한 경제지표들이 대거 예정돼 있는 점은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증시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다"며 "특히 오는 4일 예정된 재닛 옐런 Fed의장의 하원 금융위원회 증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경제지표 결과에 대한 우려를 과도하게 가질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결과는 대체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며 "고용지표는 전월 부진이 기저효과로 작용하며 예상을 웃돌 가능성이 높아 미국 성장 속도 정상화에 대한 기대를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을 막는 요인은 기업들의 실적 둔화와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등도 꼽힌다.

이 연구원은 "주가수익비율(PER)로 본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수준은 박스권 상당에 근접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코스피의 추가적인 상승 내지 밸류에이션 레벨업 과정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전문가들은 차별적인 모멘텀을 보유한 업종 위주의 슬림화된 전략을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즉 환율 변동성과 무관하고 안정적인 이익을 기반으로 배당투자 매력을 보유하고 있는 경기방어주, 내수 대형주에 대한 관심을 높여갈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국내 9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전체 산업 생산이 54개월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며 "당분간 내수 중심의 경기회복세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 역시 "광공업 생산 호조로 국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수출주 상승 속도를 둔화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금리 하향세가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어 금융 업종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