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증시, 마이너스펀드 속출…그래도…자금몰이 하는 일본 펀드
선진국과 신흥국을 가리지 않고 글로벌 증시가 갈피를 못 잡으면서 해외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일제히 고꾸라졌다. 북미펀드(-3.07%)는 물론 중국본토펀드(-6.97%), 브라질펀드(-35.76%) 등에 이르기까지 ‘마이너스 펀드’가 속출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지원(경기부양 정책)과 기업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일본 펀드가 투자 대안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유럽·미국보다 일본”

미국 금리 인상 우려 탓에 올 들어 신흥국펀드보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펀드로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본 펀드가 나홀로 자금몰이를 주도하고 있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주식형 펀드 중 일본 펀드가 지난 석 달간 가장 많은 자금(3023억원)을 모은 것으로 집계됐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늦춰진 영향으로 엔화 약세 둔화 우려가 부각돼 최근 일본 증시도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며 “하지만 일본 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있고 일본 증시로 글로벌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어 투자선호 국가로 꼽힌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도 최근 글로벌 증시 조정기를 틈타 일본 주식을 담는 신규 펀드를 잇따라 내놨다. 지난 7월부터 ‘스팍스본재팬’ ‘JP모간일본’ ‘미래에셋다이와일본밸류중소형’ 등 8개 펀드가 신규로 설정됐다. 증권사들은 이달 들어 ‘프랭클린재팬’ ‘삼성노무라일본’ 등 저평가 주식에 선별 투자하는 일본 펀드를 추천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업종 대표주 펀드 주목

일본 펀드로 자금 유입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최근 수익률 변동성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펀드보다 성과가 양호하기 때문이다. 올 들어 51개 일본 펀드의 평균수익률은 4.63%를 나타냈다. 인도 펀드(4.67%) 다음으로 높다. 연초 이후 두각을 나타냈던 다른 선진국 펀드인 유럽 펀드(3.61%)나 북미 펀드(-3.07%)와 비교해도 돋보이는 성과다.

개별 펀드 중에서는 ‘프랭클린재팬자(UH)A’(13.36%) ‘삼성KODEX재팬ETF’(8.91%) ‘한화재팬코아1A’(6.49%) 등이 지수 대비 돋보이는 수익률을 거뒀다. 같은 포트폴리오라도 엔화 약세에 따른 환차익 덕분에 환노출형 펀드가 환헤지(위험회피)형 펀드보다 8%포인트가량 높은 수익을 낸 점도 눈길을 끈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강력한 경기부양 정책과 기업실적 개선에 힘입어 지속적인 경기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주가 조정을 틈타 우량기업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고은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변동성에 의한 증시 조정 기간은 장기투자 관점에서 저가 매수 기회”라며 “글로벌 경제환경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 등을 감안할 때 업종대표 우량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