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또 다시 '검은 금요일'을 맞았다. 9월 미국 금리인상 여부에 중요한 변수로 떠오른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경계 심리가 번진 탓으로 풀이된다. 특히 기관이 '매물 폭탄'을 쏟아냈다.

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9.49포인트(1.54%) 떨어진 1886.04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장중 한때 기관이 매도 규모를 늘리며 1870선까지 저점을 낮췄다.

앞서 미국 증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과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혼조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 각각 전날보다 0.14%와 0.12% 오른 반면 나스닥지수는 0.35% 내렸다.

미국 금리인상에 중요한 근거가 될 고용지표를 확인하고 가자는 심리가 번진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이날 발표될 고용지표는 ISM 제조업지수, 소매판매지수와 더불어 미국 중앙은행(Fed)이 9월 FOMC에서 금리 결정과 관련해 가장 주목하는 경제지표이기 때문이다.

기관이 이날 2167억원어치 매물을 쏟아냈다. 외국인도 269억원 매도 우위로 23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개인만 2019억원어치를 담았다. 프로그램으로는 1546억원이 빠져나갔다.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가 각각 648억원과 898억원 순매도였다.

업종별로는 의약품이 6.30% 급락했다. 의료정밀 음식료업 비금속광물 건설업 등도 부진했다. 전기전자(0.24%)만 유일하게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삼성전자 삼성에스디에스 포스코를 제외하고는 동반 하락했다. 아모레퍼시픽SK가 3% 넘게 떨어졌고, 현대차 한국전력 SK하이닉스 제일모직 등도 내렸다.

삼부토건은 회생절자 개시 결정에 상한가로 치솟았다. 동부건설도 감자 이후 변경상장 첫날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주연테크우리로에 피인수 소식에 12.18% 급등했다. 반면 한미약품은 불공정 거래 관련 수사 본격화 소식에 12.28% 급락했다.

코스닥지수는 4% 넘게 폭락하며 650선으로 추락했다. 지수는 이날 4.10% 떨어진 650.45로 장을 마감했다. 기관이 올 들어 여섯번째로 많은 물량을 던졌다. 코스닥 내에서 기관은 1101억원 순매도였다. 외국인도 747억원어치를 팔았다. 개인만 1854억원 순매수였다.

코스닥 업종별로는 바이오 기업들이 포진한 신성장 지수가 10.79% 폭락했다. 제약도 5.88%나 떨어졌다. 출판매체복제 섬유의류 음식료담배 등도 줄줄이 부진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일제히 급락했다. 동서 CJ E&M 메디톡스 로엔 등이 5~8%대 떨어졌다. 셀트리온다음카카오도 나란히 3% 넘게 약세로 마쳤다. 바이로메드는 20.56% 폭락했다.

영백씨엠은 올 하반기 호실적 전망에 올랐다. 에이텍, 에이텍티앤, 현대정보기술은 삼성페이 관련 수혜주로 꼽히며 동반 4~14%대 급등했다. 쿠첸은 분할상장 첫날 10.00%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올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10원(0.26%) 오른 1193.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국내 증시가 모멘텀(상승동력) 부재로 수급적 기반이 약한 상황에서 조그만 악재가 큰 파장으로 나타난 것"이라며 "특히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았던 바이오·제약 업종에 그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