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가시지 않는 주식시장] 후강퉁·중국 관련상품 투자자 '깊어지는 주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25일 7.63% 급락한 2964.97로 마감하며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3000선마저 무너졌다. 급격한 중국 주식시장의 붕괴에 중국 시장에 발을 담근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가 ‘패닉 셀링(panic selling·투매)’ 국면에 들어가 바닥을 예측할 수 없는 단계인 만큼 성급한 매매는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4일까지 중국 펀드(본토, 홍콩H주 포함)에서 1112억원이 빠져나갔다. 중국 본토펀드의 최근 한 달 평균 손실율은 18.75%다. ‘KB중국본토A주레버리지’ ‘미래에셋차이나A레버리지1.5’ 등 레버리지인덱스 펀드는 최근 1주일 새 30%가량의 손실을 냈다.

중국 상하이A주를 직접 매매한 후강퉁(상하이·홍콩증시 간 교차매매) 투자자 중에는 큰 평가손실을 입은 사람이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상하이종합지수가 4000선 중반까지 오르며 ‘거품’ 논란이 일었을 당시 추격매수에 나섰다가 고점에서 차익실현을 하지 못한 투자자들은 발이 묶였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증권과 유안타증권 등에 따르면 올해 한국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인 중국핑안보험의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24.75% 하락했다. 상하이자동차(-26.73%), 중국철도건설(-26.35%), 상하이국제공항(-14.19%) 등도 이달 들어 낙폭이 컸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지수 급락으로 중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 등은 낮아졌지만 신용잔액 부담과 시장변동성 등의 문제는 여전히 위험 수준”이라며 “투매 때문에 급격한 조정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저가 매수를 노리거나 손절매를 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시기”라고 말했다.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도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수형 ELS의 80%가량이 HSCEI를 기초로 발행되기 때문이다. HSCEI가 급락하면 ELS 투자자들이 원금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지수형 ELS는 대중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25일 기준 발행잔액이 63조456억원에 이른다. HSCEI가 지금보다 20%가량 더 떨어지면 금융시장에 일대 혼란이 닥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당장 문제가 되는 것은 HSCEI의 단기 고점(5월26일 장중 최고가 14,962.74)이었던 지난 5월에 발행된 물량이다. 이 중 계약시점보다 40% 이상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나도록(손실구간 60%) 설계된 물량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5월에 비해 지수가 이미 30% 정도 내려간 만큼 10%가량 추가 조정을 받으면 원금 손실 상태에 빠진다는 계산이다.

이고운/송형석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