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무더기 '어닝 쇼크'
한국 주식시장의 간판 대형주들이 잇달아 ‘어닝 쇼크’(상장사가 증권사 추정치 평균보다 10% 이상 낮은 실적을 발표하는 것) 수준의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믿었던 대형주의 폭락에 시장엔 공포감이 엄습하고 있다. 기업 경영정보의 불투명성과 증권회사의 부실한 기업분석, 고무줄 회계기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주식시장의 신뢰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인터넷 대장주’ 네이버는 13.95%라는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5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발표한 2분기 영업이익(1672억원)이 증권사 평균 예상치를 21.69%나 밑돌았기 때문이다.

전날 4조7509억원의 적자를 공시한 ‘조선 빅3’도 동반 급락했다. 2분기에 3조318억원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발표한 대우조선해양은 5.96%, 1조5481억원의 적자를 낸 삼성중공업은 4.58% 떨어졌다.

증권사 평균 추정치의 8% 수준에 불과한 영업이익을 내놓은 탓에 전날 18.35% 급락했던 한미약품은 이날도 11.46% 떨어지는 ‘된서리’를 맞았다. 그 여파로 메디톡스(-5.92%) 바이로메드(-9.39%) 코오롱생명과학(-7.72%) 등 바이오 종목이 무더기로 추락했다.

코스닥지수도 17.61포인트(2.41%) 떨어진 712.86까지 밀렸다.

개인투자자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28일까지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LG전자(6827억원·3위) 대우조선해양(4592억원·6위) 삼성중공업(3042억원·12위) 등 ‘어닝 쇼크주’가 다수 포함돼 있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