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8일 오전 4시30분

[마켓인사이트] '7조 대어' 홈플러스 잡기…PEF-금융사, 연합작전
인수합병(M&A)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홈플러스 인수전의 막이 오르면서 인수후보인 사모펀드(PEF)들과 국내 금융사 간 연합전선 구축이 물밑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홈플러스 인수가격이 약 7조원(지분 100% 기준)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수를 희망하는 PEF엔 인수금융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계 PEF인 칼라일은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외환은행, 농협 등과 인수금융 조달에 관한 내용을 협의하고 있다.

국내 최대 PEF인 MBK파트너스는 증권사를 접촉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이 MBK파트너스의 인수금융 주관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에 관심을 둔 다른 PEF들도 국내 금융회사를 접촉하며 인수금융을 요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PEF들이 거래 초반부터 인수금융 조달에 분주한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최근 인수금융 시장에선 금융사가 먼저 나서 인수후보들을 접촉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돈 굴릴 곳을 찾지 못하는 금융사들이 인수금융 시장으로 몰린 데 따른 결과였다.

하지만 홈플러스의 경우 예상 가격이 7조원에 달하는 만큼 사모펀드들은 자체 자금 외에 3조원 이상의 돈을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해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내 여러 금융사가 함께 참여해야 조달이 가능한 규모다.

여기에 칼라일, MBK파트너스 외에도 어피니티, KKR, CVC, TPG 등 내로라하는 국내외 사모펀드들이 인수전에 뛰어들 전망이다. 인수 후보들이 먼저 금융사를 찾아가 인수금융을 선점해야 하는 이유다.

영국 최대 소매유통업체인 테스코는 지난 4일 세계 유통회사와 PEF 운용사들에 한국 자회사인 홈플러스 매각을 위한 투자안내문을 보냈다. 이르면 오는 7월 예비입찰을 진행하고 연내 새로운 주인을 결정할 계획이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