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요건 갖추려면
한진, 대한항공 지분 8% 팔아야
수급 우려에 주가 지지부진

1분기 유류비 절감 3000억 넘어
두바이유 70弗이었던 2010년
주가 9만원대…상승 여지 커
지배구조 개편 '난기류' 만난 대한항공, "저유가 타고 최대실적 기대…주가 고도 높일 것"

유가 하락 수혜주인 대한항공(25,400 -4.15%) 주가가 올 1분기 호실적 전망에도 좀처럼 상승 흐름을 못 타고 있다. 한진그룹이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을 마무리 짓는 과정에서 (주)한진이 보유하고 있는 대한항공 지분(7.95%)을 팔아야 하는 부담이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운항 원가 절감과 항공 수송량 증가 등 업황 호전에 주목하고 있다.

◆실적 잔치 앞두고 내리막

대한항공은 지난 4일 전 거래일 대비 0.44% 하락한 4만56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28일 이후 4거래일 연속 내림세다. 지난달 중순 연중 최고가(5만3100원)를 찍은 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항공업계 1위인 대한항공은 대표적인 유가 하락 수혜주로 꼽힌다. 국제유가가 올 2월 이후 반등 중이지만 상승폭은 크지 않다. 지난 4일 기준 두바이유는 배럴당 64.14달러였다. 올 1월 바닥(45.28달러)을 찍었지만 100달러가 넘었던 1년 전 대비로는 여전히 38.15% 낮은 수준이다. 증권사들의 1분기 대한항공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은 2210억원이다. 유류비 절감 효과로 전년 동기(212억원) 대비 10배가량 불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주가가 순풍을 못 타는 것은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체제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급 부담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과 정석기업의 합병 결정으로 한진은 한진칼의 손자회사에서 자회사가 됐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자회사 간 지분 보유 금지 조항 때문에 한진은 보유 중인 대한항공 지분을 팔아야 한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한항공의 주가 약세는 이 같은 수급 문제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도 가능”

한진의 대한항공 지분 매각은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최종 단계인 만큼 오히려 출자구조 단순화와 경영 투명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김기태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이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은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에 미칠 영향도 불확실성 해소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주회사체제 전환이 7월 이전에 마무리되는 만큼 결국 실적의 힘이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저유가로 인한 유류비 절감으로 영업이익 호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대한항공의 급유단가는 배럴당 80.6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7% 줄었는데 이를 통한 유류비 절감 효과만 3723억원”이라며 “2분기 들어서도 국제유가는 여전히 전년 대비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두바이유가 배럴당 70달러대까지 떨어진 2010년 7월 대한항공 주가는 9만원까지 치솟았다. 현 주가의 2배 수준이다.

유류할증료 하락에 따른 항공권 가격 인하로 해외여행 수요도 늘고 있다. 올 1분기 인천공항의 국제선 여객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16% 늘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여객뿐 아니라 화물 수송량도 늘어 현재 수준의 유가가 연말까지 지속되면 올해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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