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장 중 2180선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점을 경신했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2150선으로 내려앉았다.

장 초반 미국 증시에서 불어온 '훈풍'이 스며드는 듯 했지만, 그리스 부채 협상을 앞둔 관망 심리와 차익 실현 욕구가 앞서며 지수는 맥 없이 고꾸라졌다.

24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61포인트(0.63%) 내린 2159.80으로 거래를 마쳤다.

앞서 미국 증시는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2000년 '닷컴버블' 이후 15년 만에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날 코스피도 1980선을 단숨에 회복하며 상승 출발했지만, 기관의 매도 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하락 전환했다. 오후들어 낙폭을 더 키운 코스피는 전날의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하고, 2150선에서 하락 마감했다.

이날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회의를 앞두고 그리스 채무 협상 결과를 기다리는 투자자들의 관망심리가 짙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질적인 합의안 도출 전까지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면서 코스피는 차익매물 소화과정에서 상승탄력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하루만에 '팔자'로 전환해 4324억원 규모의 매물을 쏟아냈다. 개인도 829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만 14거래일째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며 5328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프로그램은 차익, 비차익 모두 순매수로 전체 1731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통신 전기가스 보험 운수장비 등을 제외하곤 대부분 내림세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의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삼성그룹주의 동반 약세가 도드라졌다. 대장주 삼선전자가 2% 넘게 떨어졌고, 삼성전자우와 제일모직은 각각 5%씩 급락했다. 삼성에스디에스도 2% 하락했다.

반면 현대차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자동차 3인방은 부진한 실적 발표에도 이틀째 상승세를 타며 2% 안팎으로 올랐다.

최대주주 지분 확대 소식에 전날 상한가를 기록했던 쌍용차는 회사 측이 관련 사실을 부인하면서 장 중 급락 반전해 9% 떨어졌다. 우리종금은 1분기 실적 호조에 힘입어 가격제한폭까지 뛰었고, S&T모티브도 깜짝 호실적 발표에 5% 강세였다.

코스닥지수는 사흘째 내리막을 걸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74포인트(0.25%) 내린 690.74를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코스닥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이내 하락 전환했다. 이후 낙폭을 키운 코스닥은 한 때 1% 넘게 하락하며 680선을 위협받기도 했지만, 오후들어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에 690선은 겨우 지켜냈다.

기관이 나홀로 819억원을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658억원, 103억원을 사들였지만 지수 견인에는 역부족이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 오름세가 더 많았다. 동서파라다이스 메디톡스 등이 1%대 상승했고, 웹젠과 SK브로드밴드는 각각 6%, 4% 강세였다.

가짜 백수오 논란에 휩싸인 내츄럴엔도텍은 사흘째 하한가로 추락했다. 반면 메타바이오메드는 1분기 호실적 발표 후 상한가로 직행했다. 미동전자통신과 하나마이크론은 올해 실적 개선 기대감에 각각 6%, 10%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은 하루만에 반락했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75원(0.25%) 상승한 1079.40원에 이날 거래를 마쳤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