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줄어든 요인으로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부진이 꼽힌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업황 악화로 2013년 대비 지난해 영업이익이 30% 이상 줄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감소폭이 10조원이 넘으면서 전체 상장사 순이익도 큰 폭으로 줄었다는 해석이다. 반면 한국전력, SK하이닉스, LG전자 등은 1년 사이 영업이익을 40% 이상 늘렸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5조250억원으로 나타났다. 36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던 2013년에 비해 이익이 11조원가량 감소했다. 전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영업이익 감소폭 13조원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삼성전자를 빼고 보면 제자리걸음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자동차 업종 대형 상장사들도 대체로 부진했다. 현대차는 9.21%, 기아차는 19.03% 영업이익이 줄었다.

반면 한국전력은 1년 사이 영업이익이 281.02% 늘었다. 2013년 11월 전기요금을 5.4% 올린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반도체 경기 회복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51.18% 늘었다. LG전자 역시 휴대폰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입어 46.40%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업종과 통신이 대체로 부진했다. 통신업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2.93% 감소했다. 삼성전자가 포함된 전기전자업종 역시 20.42%의 영업이익 감소폭을 보였다. 기계(-21.88%), 화학(-17.70%) 등의 업종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한국전력이 포함된 전기가스(39.52%), 비금속 광물(51.67%) 업종 등이다. 내수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유통(10.84%), 서비스(19.30%)도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였다. 2013년 부실을 대규모로 털어낸 건설업종도 영업흑자(28개 업체 흑자 합계 1조835억원)를 기록했다. 순손실이 전년도의 40% 수준인 1조1414억원까지 감소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이어진 상장사 실적 부진을 씻을 수 있는 시점을 올해로 보고 있다. 2013년부터 이뤄진 부실자산 매각, 사업 구조조정 등의 효과가 서서히 실적에 반영될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1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삼성전자가 7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던 지난해와 엇비슷할 것으로 점쳐졌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주 전부터 상장사들의 1분기 이익 추정치가 가파르게 올라오고 있다”며 “지난해 4개 분기 중 가장 실적이 좋았던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이익을 올해 내내 유지할 수 있다면 상장사의 실적 호조는 물론 코스피지수의 박스권 탈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