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선전에 이어 상하이에도 ‘중국판 나스닥’ 개설을 추진 중이다. 선전증권거래소가 2009년 10월 문을 연 ‘창업판’이 올 들어 중국 증시 상승세를 주도하자 혁신기업 창업 활성화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자본시장 확충에 나선 것이다.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창업단계를 지나 일정 규모로 성장한 신흥기업이 상장하는 ‘신흥판’ 설립 계획안을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거래소 측은 상장을 위한 재무요건 등이 창업판에 비해 높아 상장 기업이 중복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일부 중국 언론에서는 신흥판이 상하이자유무역구 내 혁신기업으로 상장 대상이 제한된 ‘자유무역구판 나스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상하이증시와 선전증시 모두 인근 지역 기업 위주로 상장하는 지역 증권거래소로 시작해 전국구로 성장했기 때문에 신흥판 역시 전국 규모 기업들이 상장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신흥판 개설은 중소벤처 상장사 주가가 급등하는 최근 추세와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청년실업 해소 및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추진 중인 혁신기업의 창업 활성화 정책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중소 벤처 상장사가 모여 있는 창업판 지수는 올 들어 지난 19일까지 48.39% 올랐다. 창업판 평균 주가수익비율(PER)도 96배에 달한다. 반면 상하이증시의 우량 주식 180개로 이뤄진 상하이180지수는 같은 기간 5.99% 오르는 데 그쳤다. 한편 중국은 올 하반기에 선강퉁(深港通·선전증시와 홍콩증시 교차매매)을 시작해 외국인들도 중국의 중소 벤처 상장사에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오광진 중국전문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