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자보다 더 얹어주는 배당주 175개
A씨는 지난해 3월 1000만원을 들여 삼진제약 주식 588주를 주당 1만7000원에 샀다. 금리 연 2.1%인 1년 만기 정기예금에 넣을까 생각했지만 주식 투자를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대성공이었다. 이달 들어올 예정인 삼진제약 배당금은 24만원. 정기예금을 들었으면 받을 금리인 17만원을 웃돈다. 게다가 지난 1년 사이에 주가가 47.6% 뛰면서 400만원이 넘는 평가이익도 거뒀다. 1%대 금리가 현실화되면서 고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은행 이자를 뛰어넘는 배당금을 챙길 수 있는 데다 경우에 따라 선시세차익까지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자보다 많은 배당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4년 결산배당을 발표한 상장사 929곳 중 175곳(18.8%)의 지난 3년간 배당수익률이 2.0%를 웃돌았다. 지난 3년간 연평균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신풍제지로 8.53%에 달했다. 정상제이엘에스와 진양폴리, 네오티스, 진양산업도 7%가 넘었다. 이 중 자동차부품사인 네오티스는 유일하게 2012년 결산 배당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꾸준히 7%가 넘는 배당수익률을 기록했다. 배당수익률이 5% 이상인 곳도 일정실업(6.71%) 오리콤(6.2%) 등 16개사에 달했다.

배당금은 주총 의결이 마무리된 뒤 4월 중 예탁결제원을 통해 각 주주에게 지급된다. 배당세는 15.4%(소득세 14%+주민세 1.4%)의 세율로 원천징수하지만 주식 매매차익은 비과세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평균 배당수익률과 시중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역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2014년 결산 예상 배당수익률은 1.6%로, 영국(3.9%) 프랑스(3.2%) 등 유럽 국가는 물론 대만(3.4%) 중국(3.1%) 등 아시아 주요국보다 낮은 수준이다. 올해는 기업소득 환류세제 시행과 연기금 의결권 강화, 공기업 배당성향 확대 등의 움직임이 배당 상승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고배당주 옥석 가리기

전문가들은 올해 고배당주 중에서도 실적이 개선세를 보이면서 지속적으로 배당을 늘려온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선 이익이 늘어 배당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있어야 한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 전망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채부담은 적고 현금잔액이 많아 배당금 삭감 압박이 덜한 기업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삼진제약을 비롯해 에스원, 한글과컴퓨터, 엔씨소프트, 한미반도체 등을 해당 종목으로 꼽았다.

배당주를 매입하는 시기도 중요하다. 결산월이 다가오면 배당 기대가 주가에 먼저 반영되고 배당락 이후엔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이 클 수 있다. 김 연구원은 “배당 규모를 발표한 뒤 상대적으로 관심이 줄어드는 3, 4월이 투자의 적기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 올해뿐 아니라 최근 수년간의 배당 동향도 점검해야 한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배당은 한 번 늘리면 쉽게 줄이기 힘든 만큼 배당 확대는 곧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라며 “배당을 늘린 기업들은 다음해 이익 증가율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배당 규모가 작았지만 앞으로 배당을 확대할 가능성이 큰 종목을 발굴하는 것도 방법이다. 국민연금 보유지분이 8% 이상으로 높은데 배당성향이 40% 이하인 LG이노텍, 현대위아, 현대그린푸드 등이 후보로 꼽힌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