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6일 오후 4시45분

[마켓인사이트] 15년 前 코스닥 뒤흔든 최유신 회장, 송혜교·강동원 소속사 UAA 인수
최유신 스팩맨에쿼티스그룹 회장(사진)이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빠르게 세를 확장하고 있다. 송혜교 강동원 등 유명 배우들이 소속된 매니지먼트회사를 비롯해 최근 3개월간 인수계약을 맺은 업체가 5개에 달한다. 최 회장은 2000년대 초반 ‘인수 후 개발(A&D)’이라는 신종 인수합병(M&A)으로 코스닥시장을 뒤흔들었던 인물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팩맨엔터테인먼트그룹은 지난달 31일 UAA 전환사채를 행사해 지분 51.3%를 확보했다. 스팩맨엔터의 투자금액은 200만달러(약 22억원)가량으로 전해졌다. 스팩맨엔터는 싱가포르에 상장된 영화 투자·제작사다.

UAA는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쌍화점’ 등에 참여한 투자제작사 유나이티드픽처스(UP)와 법무법인 더 펌 등이 2012년 공동 설립한 연합 매니지먼트 회사다. 강동원 송혜교 유아인 등 유명 배우들이 소속돼 있다.

이번 UAA 인수로 스팩맨엔터가 최근 석 달간 인수 계약을 맺거나 완료한 회사는 총 5개로 늘었다. 지난해 10월에는 TV 광고와 K팝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브렉퍼스트필름을 인수했다. 이어 11월에는 미디어콘텐츠 유통사인 노버스미디어, 사진 스튜디오인 눈픽쳐스, 광고제작업체 화이어웍스 등과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각각의 영역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는 회사들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마켓인사이트] 15년 前 코스닥 뒤흔든 최유신 회장, 송혜교·강동원 소속사 UAA 인수
브렉퍼스트필름은 삼성 현대차 코카콜라 등의 TV 광고와 원더걸스의 노바디, 소녀시대의 지니, 비 슈퍼주니어 2PM 등 아이돌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노버스는 배우 김수현 주연의 흥행작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김우빈 주연의 ‘친구2’, ‘내 아내의 모든 것’ 등 국내외 54개 영화에 투자하거나 배급에 참여했다.

화이어웍스는 김연아 전지현 등이 출연한 SK텔레콤의 ‘잘생겼다 LTE-A’ 광고 시리즈와 현빈의 노스페이스, 정우성의 웰메이드 광고 등의 특수효과를 맡은 회사다.

업계에서는 기존 영화사업에 집중하던 최 회장이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을 시도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최 회장의 스팩맨엔터는 2005년과 2006년 각각 설립한 영화제작사 ‘오퍼스픽쳐스’와 ‘집’ 등을 통해 국내 영화업계에서 활동해 왔다. 오퍼스픽쳐스는 원빈 주연의 ‘아저씨’와 송강호 주연의 ‘설국열차’ 등을, 집은 ‘내 아내의 모든 것’과 ‘감시자들’ 등 다수의 흥행작을 제작했다.

최 회장은 2000년에 인수한 코스닥 상장사 리타워텍의 주가가 100일 만에 200배 폭등하면서 주가조작 논란에 휘말렸다. 하지만 무혐의 판결을 받은 뒤 해외에서 주로 활동해왔다. ‘찰스 스팩맨’이란 자신의 미국 이름을 딴 스팩맨그룹을 이끌며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리타워텍 이외에 2002년 키이엔지니어링, 2003년 시큐어테크, 2004년 사이더스 등을 인수한 뒤 되팔아 M&A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2012년에는 코스닥 자동차 부품업체인 청보산업에 적대적 인수를 시도하다 실패하기도 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