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0월20일 오전 4시35분

[마켓인사이트] A+에도 불안한 LS네트웍스…신사업 유통업, 이익 개선 발목잡아
LS그룹 계열 패션·유통업체인 LS네트웍스는 2010년 글로벌사업본부를 세우고 원자재무역을 강화했다. 기존 자전거·자동차 판매에 해외 사업까지 더한 글로벌화된 유통사업을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포석이었다. 이후 매출(연결 기준)이 급증, 2010년 3863억원에서 지난해 7710억원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이익은 거꾸로 갔다. 유통업 분야의 적자가 주요 원인이다. 2011년 말부터 ‘A+(안정적)’로 평가받고 있는 신용등급에 대한 불안이 고개를 드는 이유다.

◆ ‘손실 키우는’ 유통업 성장

[마켓인사이트] A+에도 불안한 LS네트웍스…신사업 유통업, 이익 개선 발목잡아
LS네트웍스 사업은 크게 세 가지다. △‘프로스펙스’ 중심의 브랜드사업 △유통업 △LS용산타워 중심의 임대업 등이다. 각각 지난해 매출액의 55%, 40%, 5%를 차지했다. 영업실적은 지난해 50억원의 적자를 냈다. 스포츠 브랜드사업에서 27억원, 임대업에서 13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유통업에서 175억원 손실이 발생했다. 유통업 분야의 손실을 안정적인 임대업 수입으로 메우고, 변동성이 큰 브랜드 사업 실적에 따라 매년 손익 규모가 달라지는 구조다. 브랜드사업 영업이익은 2012년 157억원에서 지난해 27억원으로 급감하더니 올 상반기엔 다시 78억원으로 늘어났다.

영업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는 유통업은 다시 자전거와 수입자동차 판매, 원자재·산업설비 무역(글로벌상사) 부문으로 나뉘는데, 가장 큰 고민거리는 글로벌상사 부문이다. 정성훈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유통업 부문은 다양한 사업 진출로 인해 매출액은 증가한 반면 사업 정상화 지연으로 영업이익은 적자를 지속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 실적은 개선, 현금흐름은 ‘적자’

올 들어 LS네트웍스 실적은 일부 적자사업 정리 등에 힘입어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6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지난해 상반기 9억원 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하지만 손익계산서상 이익과 달리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11년(-388억원) 이후 올 상반기(-32억원)까지 줄곧 적자다. 손익 기준으로는 흑자를 내면서도 매년 현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뜻이다.

매출채권 중심의 운전자본 증가 탓이다. 덩치가 커진 만큼 늘어난 운전자본을 이익으로 충당하지 못하면서 빚은 늘어나는 추세다. LS네트웍스의 연결 총차입금은 2010년 말 1800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엔 4500억원으로 4년 반 만에 약 2.5배가 됐다. 총자산 대비 빚 비중은 15%에서 30%로 불어났다.

강성부 신한금융투자 채권분석팀장은 “신규 브랜드 투자와 유통업 확장 등으로 인해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 지표가 나빠졌다”며 “운전자본 투자 추세 등을 감안할 때 향후 재무 안정성이 크게 개선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 이트레이드증권 매각 전망

다만 차입금 중 1969억원의 담보부차입금은 실질적인 부담이 낮아 따로 떼어놓고 계산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 차입금은 2008년 이트레이드증권 인수 과정에서 재무적 투자자(FI)들과 맺은 복잡한 파생상품 계약으로 인해 차입금으로 인식되고 있다. 최종 담보물인 이트레이드증권 주식가치를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 대부분 소멸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희정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이트레이드증권 매각을 계획하고 있어 향후 해당 차입금은 소멸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가총액 4000억원 규모인 이트레이드증권의 최대주주는 84.5% 지분을 보유한 G&A사모투자회사다. LS네트웍스는 G&A에 1429억원을 투자해 이 투자회사 지분 38.5%를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대외 신인도가 높은 모회사의 지원 가능성은 재무 안정성 지표 악화에도 불구하고 기존 신용등급을 뒷받침해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LS네트웍스 최대주주는 액화석유가스(LPG) 시장 과점업체인 E1으로 지분 81.8%를 보유하고 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