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 둔화 우려로 힘겨운 장세를 이어온 코스피지수가 나흘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전날 3% 넘게 급락한 코스닥지수의 반등폭이 더 컸다. 최근 급락에 따른 반발매수세 덕이다.

1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04포인트(0.11%) 오른 1929.25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증시 급락에 따른 여파는 미미했다. 간밤 미국 증시는 세계 경기 둔화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3대 지수가 1%대 낙폭을 나타냈다.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없던 가운데 유가 하락과 실적 시즌 경계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이날 코스피는 기관의 반발매수세에 상승 출발했다. 기관이 매수 규모를 키우면서 한때 1940선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오후 들어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상승폭을 줄인 코스피는 1930선 아래에서 장을 마쳤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단기간 조정폭이 컸기 때문에 그에 따른 기술적 반작용과 저가 매수세가 이날 코스피 반등의 배경"이라며 "가격 매력을 제외하면 아직 분위기 전환 요인이 없어 저점을 찍었다고 판단하기엔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8거래일째 외국인이 팔고 기관이 사는 구도가 이어졌다. 기관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2508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개인도 279억원 순매수였다. 외국인만 2928억원 매도 우위였다. 프로그램은 차익과 비차익이 모두 매수 우위로 150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혼조세였다. 증권 섬유의복 철강금속 등은 오른 반면 전기가스 통신 운수장비 등은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대부분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국전력 신한지주 SK텔레콤은 2~4% 하락했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자동차 3인방도 1% 안팎으로 약세였던 반면 SK하이닉스포스코는 각각 3%와 2% 강세였다.

동국제강과 유니온스틸은 합병 소식에 각각 5%, 7% 상승했다. 한세실업은 3분기 실적 기대감에 5% 강세였다.

코스닥지수도 상승 마감했다. 9.74포인트(1.82%) 오른 544.05로 장을 마감했다. 기관이 183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를 견인했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41억원, 93억원 매도 우위였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코스닥은 심리적 영향을 많이 받는데, 전날 코스닥 급락은 최근 대형주 추락에 따른 우려가 중소형주까지 확장된 탓"이라며 "이날 코스피가 안정화되고 대형주도 강세를 보이면서 코스닥도 반등했다"고 말했다.

다음이 카카오와의 합병에 따른 신주 상장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이날 신주 추가 상장에도 8% 급등했다. 다음의 종가 기준 시총은 7조8679억원으로, 2위인 셀트리온 4조4523보다 4조원 이상 많다.

KJ프리텍은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 보유 소식에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기가레인원익IPS는 3분기 호실적 전망에 각각 3%, 5% 올랐다. 반면 대장균이 검출된 시리얼을 판매한 동서는 3% 내렸다.

원·달러 환율은 사흘째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40원(0.32%) 내린 106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