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갑론을박] 삼성 반도체 공장 신설…SK하이닉스, 앞날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라인 증설 발표로 SK하이닉스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D램 공급과잉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투자자들이 정반대 반응으로 갈라지고 있어서다.

기관은 지속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순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공급과잉 우려는 과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한편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내리는 증권사도 있다.

7일 SK하이닉스는 전날과 동일한 4만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의 투자 소식에 5.10% 내려 종가가 4만4700원을 기록했다. 7일 장중엔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반등에 실패했다. 기관은 이틀 연속 116만7639주를 순매수하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247만906주를 팔았다.

지난 6일 삼성전자는 15조6000억원을 투자해 평택산업단지에 반도체 라인을 건설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생산량을 크게 늘릴 경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직면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에선 ‘기우’일 뿐이란 긍정론이 먼저 나온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생산제품이 D램이 될지 시스템LSI가 될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며 “D램 증산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악재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에도 그런 경우에 해당될 뿐”이라고 말했다.

D램을 생산하더라도 공급량을 크게 늘리려는 의도는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조우형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양산 시점이 2017년 하반기인데 이를 보면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한 중장기적 행보일 뿐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높이려는 것은 아니란 걸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반도체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임돌이 신영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과점 체제가 유지되면서 공급 조절이 적절히 이뤄져 왔지만 이 같은 상태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의 대규모 추가 증설이 이뤄질 수도 있는 만큼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이 예상된다”며 6만8000원에서 6만2000원으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